등록 : 2006.11.06 14:40
수정 : 2006.11.06 15:52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그래서 사회 전반에 걸쳐서 다양성을 장려하고 있으며 그 다양성은 창조력으로 사회발전의 양분으로 작용하고 있고 그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이해한다.
우리는 과거의 독재사회의 획일적인 문화를 지양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변화로써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공감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다양성을 말한다. 누구나 ‘창조성이 필요하고 획일성을 지양해야 한다’고 쉽게 말한다. 아마도 지나가던 ‘똥개’도 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물론 이런 다양성의 추구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런 문제들은 감수해야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다양성의 추구는 우리가 가지는 사회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발전의 중요한 가치가 된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런데 중고등학교에서는 이런 다양성을 부정한다. 학생들은 미래를 책임질 사람들이다. 그런데 사회는 다양성을 추구하면서 학생들은 독재시절의 군사독재문화에 길들여져있다면 그것은 사회가 지향하는 방향과 역행하는 것이 아닌가.
주입식교육이나 수업방식이 다양성을 저해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학생들의 두발 길이 같은 ‘외모에 대한 규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신체의 자유가 보장 된 국가에서, 군대도 아닌 학교에서 두발규제를 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것을 규율하기 위해서 폭력적으로 다른 인격체의 신체인 머리를 자른다는 것은 모순일뿐만 아니라 사회발전이나 다양성을 퇴행시키는 행위인 것이다.
학교와 사회는 전혀 다른 개체가 아니라 학교는 사회의 일부가 되어야한다. 그런데 지금의 학교는 사회와는 별개의 가치로 인식된다는 것이 큰 문제다. 즉 학교는 사회의 모순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런 모순을 직시하지 않으려한다. 왜냐하면 학생은 소수자일뿐만 아니라 제 목소릴 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즉, 이 문제는 적극적으로 어른이 해결해야하는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모순에 대한 문제해결을 위한 접근으로써 어른의 책임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교육체계가 아이들에게 학습 외에 다른 문제를 귀를 기울이고 그에 대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말이다.
말로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면서 사회가 지향하는 방향과 정반대로 가는 학교를 어떻게 봐야하는가?
우리는 지향하는 방향과의 역행에 대한 모순을 제거하는 노력을 해야하는 민주주의 사회의 과도기에 있다. 우리사회가 다양성을 지향하고 있다면 학생들의 다양성과 함께 인격도 존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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