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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07 20:54 수정 : 2006.11.07 21:49

인하대, 국내 첫 수시 선발
“학생들 욕구·적성 키워 자신에 맞는 인생설계 도움”

“학교에 계속 다녔으면 다른 것을 얻을 수도 있었겠지만, (홈스쿨링을 하면서)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인하대 수시 2학기 모집에서 공대 정보공학계열에 합격한 김세종(19·서울 중랑구 상봉1동)군은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자 고등학교 2학년 3월 말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퇴를 결심했다. 중학교 때부터 인터넷 강의를 들어온 김군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반에서 5~6등을 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 하지만 수행평가 등 내신성적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다 학교 수업도 입시에 맞춰져 학원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자퇴 뒤 김군은 계획을 세워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고 집 인근에 있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

김군의 관심사는 컴퓨터와 과학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홈페이지 제작 강의사이트인 ‘나모스터디’(www.namostudy.com)를 개설해 운영했다. 현재까지 65만명이 다녀갔고, 회원만 2만명이 넘는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과학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대전 대덕단지에서 열린 ‘모형 태양광 경주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계획대로 됐지만 나중에는 어려움도 많았다”는 김군은 “앞으로 학과 공부와 함께 컴퓨터를 열심히 공부해 세계 최고의 웹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군과 함께 정보공학계열에 합격한 박지호(19·부산 해운대구 반여1동)군도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자퇴한 뒤 혼자 공부해 왔다. 학교생활이 힘들었던 박군은 “자퇴를 할 때 부모님 설득이 제일 힘들었고, 자퇴 뒤에는 이웃의 시선도 큰 부담이었다”며 “하지만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억지로 강요해도 하고 싶지 않으면 절대 되지 않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군은 오토바이를 좋아하고, 컴퓨터를 잘 다뤄 워드프로세서 1급, 컴퓨터 활용능력 2급,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등을 갖고 있다.

인하대는 7일 이들처럼 ‘홈스쿨링’을 해온 학생 10명(인문계 5명, 자연계 5명)을 처음으로 수시모집에서 합격시켰다고 밝혔다. 홈스쿨링은 재능은 있지만 학교 교육과정이 적성에 맞지 않는 학생들이 집에서 부모와 함께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인하대는 이번 전형에서 수능 점수 없이 검정고시와 심층면접 점수를 각각 70%와 30% 비율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대학 쪽은 “홈스쿨링 학생들을 선발한 것은 이들의 욕구와 적성을 키워 자신에게 맞는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대학이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는 1천여 가구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것으로 교육인적자원부는 추산하고 있다.


홈스쿨 학생은 아니지만 대안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은 그동안 일부 대학에서 시행해 왔다. 2001년 한신대가 처음 도입한 이후, 현재는 성공회대, 한동대, 숭실대 등에서 대안학교 특별전형을 시행하고 있다. 대안학교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은 학교당 20명 안팎이며, 해마다 늘고 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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