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19 18:22
수정 : 2006.11.19 18:22
식물 동화
겨울로 접어드는 시점이라 잎푸른 식물을 보기 어렵다. 하나 봄부터 가을까지 들과 숲, 길거리, 화단, 화분에서 우리의 눈과 귀와 코를 달래고 정신을 맑게 했던 식물들은 언제 봐도 경이로운 존재들이다.
오래 전부터 유럽에서 전해 내려오는 식물에 관한 신비한 이야기 17편을 모은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을 재미있는 동화로 풀었다. 신비하고 아름다운 식물 이야기가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예컨대 봄을 향기로 가득 채워주는 라일락 뒤에는 나무를 아끼는 착한 목동과 공주의 애틋한 얘기가 숨어 있다. 목동이 라일락의 도움으로 왕과 공주의 병을 고치고, 마침내 공주와 결혼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또 민들레에는 민들레 꽃과 사랑에 빠진 요정이 세상 속으로 날아가고픈 꿈을 가진 민들레를 위해 바람을 불어 보내준다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숨어 있다.
뿐만 아니다. 정직한 사람만이 꺾을 수 있는 신선초, 착한 꼬마에게 누이의 병이 낫는 기쁨을 안겨준 회향, 도적을 골탕먹이는 어느 수사를 도운 멜리사,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선한 청년에게 진정한 사랑으로 보답한 한련화 등의 얘기도 마음속 깊숙이 와닿는다. 폴케 테게토프 지음. 예담/9500원.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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