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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16년을 되돌아보니 하루 종일 병석에서 시름시름 앓던
그리운 할아버지, 효창빌라 살 때
싹싹하게 대해 주던 옆집 할머니
사회생활로 돌아가 몇 년째 보지 못하는
사촌누나, 어디 있는지 모르는 초등학교 단짝 친구 그동안 나는 얼마나 달려 왔을까? 얼마나 컸을까?
나의 미래의 정원은 어떻게 꾸며질까?
이태현/서울 염창중 3학년
어린 시절 아파트 계단에서 뛰놀던 기억
어린 시절 동무들과 함께 뛰놀던 추억
어린 시절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계단이었다. 놀이터는 초등학교 형들한테 점령당했고
주차장은 경비실 아저씨들이 점령하였고
우리집은 잔소리 잔소리가 점령하였다. 사정은 서로 피차일반
어린 시절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바로 계단이었다. 임준혁/서울 염창중 3학년
(중략)
밤이 되면 귀뚜라미와 풀벌레들이
음악회를 열어 주던 정원 정원 옆 침대에 누워 반딧불이보다
더 빛나는 하늘의 별을 보다 잠들어 버렸다. 얼마나 아름답고 넓었던 침대였던가?
아직도 산책길 옆에 주머니쥐가 널려 있던
도로를 건너 5번지에 위치했던 그 정원. 또 한 번 아니 매번
어렸을 적 그 침대에 누워서
풀 냄새, 꽃 냄새, 깻잎 냄새, 하늘 냄새를
다시 맡고 싶다. 한상욱/염창중 3학년
[평]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들여다보는 시간 수행평가를 하다 만난, 녀석들의 정원이 나도 그립습니다. 깻잎 냄새 맡으며 잠시 쉬고 싶은 시간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정원을 만들고 있는지 두렵습니다. 겨울의 문턱에서 잠시 뒤돌아보며 천천히 걸어도 좋을 시간입니다. 정미영/서울국어교사모임, 서울염창중 교사 saemnuri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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