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와 함께 한국을 찾은 ‘천재 남매’ 쇼 야노(맨 오른쪽), 사유리 야노(맨 왼쪽)가 지난 21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
‘리틀 아인슈타인’ 쇼·사유리 남매 키워낸 진경혜씨
은은한 피아노 리듬과 감미로운 바이올린 소리가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16살, 10살 두 오누이의 앙상블은 좌중을 압도했다. 하지만 서울시내 한 식당의 행사는 콘서트가 아니었다. ‘리틀 아이슈타인 남매’로 불리는 한국계 미국인 쇼 야노와 사유리 야노의 기자회견장이었다. 음악 신동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두 남매는 어려서부터 남다른 면모를 많이 보였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숫자 세기와 덧셈, 뺄셈 등을 익혔다.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는데도 엄마가 치다 포기한 쇼팽 왈츠곡을 즉흥으로 연주해내기도 했다. 쇼는 아버지가 읽던 <사이언스> <사이언티픽 어메리카> 등의 학술 과학잡지를 서너 살때부터 읽었다. 그 결과 쇼는 여섯 살에 영재교육원을 졸업한 뒤 3년간의 홈스쿨링을 거쳐 9살의 나이에 미국 최연소로 대학(로욜라 대학)에 입학했다. 그리고 열두 살에 시카고 대학 의대에 입학해 현재는 의과대학원 박사과정 3년 과정에 재학중이다. 동생 사유리 역시 홈스쿨을 거쳐 지난 9월 시카고 트루먼 대학 의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나이는 9살. 남매는 선천적으로 영재성을 타고 났지만 이들의 영재성이 제대로 발휘된 데는 부모의 역할이 컸다. 부부는 남매가 6개월 되던 때부터 글자를 깨칠 때까지 책을 꾸준히 읽어줬다. 많은 책을 읽어주기보다는 1권의 책을 다양하게 이야기를 바꿔가며 읽혔다. 부부는 아이들의 유난스런 질문에 한번도 귀찮은 내색을 하거나 모르겠다며 피해가지도 않았다. 인터넷이나 백과사전을 뒤져 반드시 답을 해줬다. 잠자기 전 항상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수십분씩 얘기를 나눈 것도 이들의 독특한 교육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매를 천재로 키우려고 애쓰지는 않았다”고 엄마 진경혜(45)씨는 강조했다. 천재이기보다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 행복한 사람을 기르려고 노력했다. 또한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주는 역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속에서 남매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아냈다. “나는 음악을 하길 원했는데 실제론 둘 다 의대쪽에 관심을 보였죠. 전 그들의 생각을 존중해줬습니다.” 진씨는 남매를 길러낸 경험을 담은 <아이의 천재성을 키우는 엄마의 힘>(랜덤하우스코리아)이라는 책을 이날 회견장에서 선보였다. 이 책에는 “공부 잘 하는 아이, 천재를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행복하고 따듯한 가정을 만들어 자녀의 내면에 자신을 누군가 밀어주고 있는 믿음을 심어주고 그를 통해 잠재력이 풍부한 아이로 키우라.”는 조언이 실려 있다. 글·사진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