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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03 16:13 수정 : 2006.12.03 16:19

자유로운 끼가 넘치는 우리예술 /

5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민족의 예술 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자유분방함이다. 우리 조상들은 꽉 짜인 질서보다 넉넉함과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사랑했다.

서민들이 즐겨 그렸던 민화를 보자. 세련된 솜씨는 아니지만 모나거나 막힌 데가 없고 정겹다. 까치 호랑이 민화에 나오는 호랑이는 전혀 무섭지 않고 우습기까지 하다. 식빵 반죽같이 생긴 발에 날카로운 발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호랑이. 이렇게 착하고 친근한 호랑이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장승은 또 어떤가. 돌이나 나무를 깎아서 마을 어귀마다 세워둔 장승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직선 몇 개만 가지고 얼굴을 표현하고 있다. 단순하면서 소박한 우리 민족의 모습 그 자체다. 돌 장승 역시 투박하지만 친근하고 정이 간다. 퉁망울 눈에 주먹코, 삐져 나온 송곳니가 익살스럽다.

도자기에도 자유분방한 끼가 넘친다. 조선시대 백성들이 쓰던 분청자는 반듯하지 않으면서 짜부러진 것도 많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투박하고 자연스러운 모양의 막사발은 일본에서까지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자유분방한 기질은 건축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한 가운데 축을 따라 모든 건물을 대칭으로 둔 중국 궁궐과 달리 우리 궁궐은 경복궁만 빼고 좌우대칭으로 지은 궁궐이 하나도 없다. 산기슭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재료도 자연 상태 그대로 쓰는 것을 좋아했다.

자연과 하나됨, 자연스러움, 자유분방함. 지금도 우리 생활 속에 살아 숨쉬고 있는 우리 예술의 멋과 얼을 한 눈에 보여주는 책이다. 한국문화표현단 단장을 맡고 있는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가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 심혈을 기울여 썼다고 한다. 저자는 한국적 예술은 우리 민족 뿐 아니라 인류 모두에게 소중한 문화 유산이 될 수 있으므로 긍지를 갖고 우리 예술을 발전시켜 나가주기를 당부하고 있다. 최준식 글, 금광복 그림. 마루벌/9천원. 박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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