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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3 14:39 수정 : 2005.03.13 14:39

42개월 남자아이, 공주·왕자 얘기를 좋아해요

★42개월 된 남자아이입니다. 우리 아이가 요즘 들어서 공주와 왕자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두 달 전쯤에 피노키오 인형극을 보고 왔는데 너무 좋아하더군요. 관련된 책이 있다면 권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어떤 현상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왕자와 공주가 나오는 만화영화나 명작동화 같은 걸 이미 많이 보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이들은 자주 접하는 환경에 익숙해지기 마련이죠. 현실은 왕자도 공주도 없는데, 왕자와 공주를 꿈꾼다면 현실과 비현실에서 오는 차이 때문에 혼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명작동화에 나오는 왕자와 공주는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너무 많습니다. 다행스럽게 요즘 현대 가치관에 맞는 공주나 왕자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 나오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무지무지 힘이 세고, 대단히 똑똑하고, 아주아주 용감한 당글공주〉(임정자 지음/우리교육)에는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그 중에 ‘무지무지 힘이 세고, 대단히 똑똑하고, 아주아주 용감한 당글공주’는 홍역 괴물과 싸우게 된 당글공주 이야기입니다. 당글공주가 스스로의 힘으로 홍역 괴물과 싸우는 씩씩한 모습은 자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현대 여성상을 대변하여 요즘 아이들의 공감을 살 만합니다.

〈종이봉지 공주〉(로버트 문치 지음·김태희 옮김/비룡소)에 나오는 공주는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공주가 아닙니다. 용에게 잡혀간 왕자를 구하느라 옷차림이 엉망이 된 공주더러 ‘가서 진짜 공주처럼 하고 오라’고 하는 외모지상주의 왕자에게 ‘너 같은 빈껍데기는 싫다’며 돌아서는 씩씩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공주 이야기입니다. 이 땅의 여자아이들에게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며 어느 날 갑자기 신분 상승을 꿈꾸게 하는 수동적이고 허영심을 부추기는 근대적인 공주상에서 현대의 공주상을 제시하는 이야기입니다.


세계 각국의 어린이책은 저마다 자국의 가치관을 강하게 반영합니다. 우리 아이에게는 먼저 우리 책을 권하여 읽도록 하고 외국 동화는 보편적 가치관이 담긴 동화를 읽혔으면 합니다.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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