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은 지금 미녀로 변신중

고3 수험생들은 대학교 입학전에 외모관리를 하면서 변화된 자기모습을 꿈꾼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안민희 기자

대학가기전 자기 관리 펌, 성형수술 대세

민아: 현정아! 옆에 시영이 쌍꺼풀 수술한 거 봤어? 장난 아니더라.
현정: 왜? 어떤데? 많이 변했어?
민아: 역시 돈이 좋긴 좋은 가봐. 눈이 완전 2.5배나 커졌어. 현대과학기술의 승리다. 승리
현정: 진짜? 그 정도야? 부럽다. 나도 눈 좀 하고 코 좀 높이면 전지현 뺨칠 텐데…하하
민아: 웃기시네~ 니가 전지현이면 나는 이나영이다.
근데 수술해서 예뻐진 거 보니깐 나도 하고 싶더라.

엄마한테 겨울방학 때 수술시켜 달라고 졸라볼까?
현정: 야! 그게 한두 푼이어야지. 암튼 부럽다. 부러워~ 　

고3 교실은 펌과 성형이 대세?

2007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 한 달의 자유를 만끽한다. 그 중 여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헤어 펌과 성형수술. 수능 후에도 여전히 학교를 가긴 하지만 등교시간도 9시 이후로 늦춰진 곳이 많고, 사실상 정규수업과정도 끝나서 이때를 이용해 작은 일탈을 꿈꾸는 것.

또한 성적표가 나온 이후에는 입학원서 쓰는데 여념이 없기 때문에 지금이 예뻐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학생들은 풋풋한 스무살 대학생을 맞이하기 전 자기관리에 만전을 기울인다. 예쁜 얼굴과 몸매를 갖기 위한 열망은 성형, 다이어트 등 피나는 노력으로 실현된다. 실제 친한 친구들끼리 유명한 성형외과 정보를 공유하거나, 삼삼오오 짝을 지어 병원을 찾는다.

인터넷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주제도 연예인 성형·다이어트 혹은 과거VS현재 비교사진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의 초점도 많이 달라졌다. 성형미인이라고 숙덕거리고 손가락질 하던 시대는 갔다. 과거에는 쌍꺼풀, 코, 턱 등 어디 수술했는지 꼬집는 재미가 있었다면 최근들어 '성형수술을 했어도 지금 예쁘면 그만' '나도 저렇게 예뻐지고 싶다'가 대세이다. 오히려 성형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 수소문하고,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성형 후 자기의 모습이 어떤지 가상테스트를 해보기도 한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지금시기를 이용해 수술을 하면 대학 입학 때쯤이면 붓기가 가라앉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대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서울의 J여고 고3 교실에는 수능 뒤 쌍꺼풀 수술을 한 학생이 5명이 넘는다.

쌍꺼풀은 기본 코는 옵션, 헤어펌으로 분위기 전환

임수진(고3)양은 고3 여름방학을 이용해 쌍꺼풀수술을 했다. 특별히 성형을 할 마음은 없었지만, 어머니와 주변 친구들의 권유로 수술대에 올랐다. “콤플렉스까지는 아니었지만, 쌍꺼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수술하기 전에는 인상이 험악하다는 보여서 신경쓰였는데, 지금은 사람들도 눈매가 달라졌다고 하고 저도 만족스러워요”

임 양의 말에 따르면 같은반 30명 가운데 6명이 쌍꺼풀 수술을 했다고 한다. 과거에는 부 얼굴에 ‘칼’을 대는 것을 안좋게 여겼지만 요즘에는 자기선택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그리 꺼리지 않는다는 것. 또 사회적으로 워낙 외모가 중시되나 보니 취업을 앞둔 실업계 청소년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그는 쌍꺼풀 수술은 기본이라고 말한다. “이제 쌍꺼풀을 기본이고 다른반에는 코 수술 한 친구도 있어요. 쌍꺼풀 수술한 친구들도 취업하고 돈 벌면 코나 다른 부위도 수술하고 싶다고 말해요”

한편 수능이 끝나고 가장 많이 하는 것이 헤어펌이다. 등굣길마다 벌어지는 두발규제 때문에 혹은 공부때문에 머리는 그냥 고무줄하나 질끈 묶고 추레하게 다녔던 학생들도 웨이브나 셋팅, 은은한 염색등을 시도한다.

김소현(고3)양은 며칠전에 자연스러운 웨이브 펌을 했다. 어깨길이의 샤기컷 머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펌으로 변화를 주기로 했다. 그에 따르면 수능 보기전에 머리를 바꾼 친구들도 많다고 한다. 일부 기성세대들은 '대학가면 실컷 할텐데, 벌써부터 무슨 파마(펌)야'라고 하지만, 수능을 기점으로 해방감을 만끽하는 고3들만의 자기표현이다.

‘미녀는 괴로위’는 뚱녀가수 한나가 전신성형수술을 통해 미녀로 재탄생하는 과정과 변화를 담고 있다. ⓒ영화 ‘미녀는 괴로위’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마르고 예쁜 외모에 대한 지나친 환상 버려야

또한 일부 뉴스보도에서는 지나친 성형수술로 인해 부작용을 앓거나 마취가 깨지 않아 죽음에 이르는 사례를 소개하며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소년이 이는 자기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이 태반이다. 또 주변에서 성형수술한 친구들 중에 실패한 경우가 거의 없고 쌍꺼풀수술 정도는 맹장수술보다 쉽다고 여기기 때문.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 성형수술을 주제로 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미녀는 괴로워>는 95 ㎏의 '뚱녀'가수 한나가 전신성형수술을 통해 48㎏의 ‘미녀’ 제니로 변신한 뒤 일과 사랑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삶을 산다는 내용이다. '외모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정말 행복을 갖다 준다'는 식의 정말 뻔한 내용의 교훈을 줄테지만, 예뻐지고 싶은 여성들에게는 '역시 여자는 예쁘고 볼일'이라는 성형의 환상을 더욱 극대화 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막연하게 예뻐지고 싶은 마음으로 보이는 것을 전부로 믿는 외모가꾸기 보다는 자기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자기만의 매력을 찾아보는 것을 어떨까?

김지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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