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06 19:45
수정 : 2006.12.07 09:06
설명회에서 나눠준 자료집 ‘공신력’ 논란
사실은 입시사이트 가채점 집계에 불과
서울시교육청이 대입 정시모집 설명회를 열면서 사설 입시기관 사이트에서 집계한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만든 자료를 학생·학부모에게 제공해 논란을 빚고 있다.
5일 서울 송파구 정신여고에서 열린 2007학년도 입시설명회에서 배부된 자료집에는 2007학년도 수능 언어·수리·외국어·탐구영역 등의 표준점수 최고점과 각 등급별 원점수 추정치가 담겼다. 언어영역은 지난해와 견줘 등급별로 원점수가 3~5점 떨어질 것이고, 수리 ‘가’형은 2~3점, ‘나’형은 11~12점 정도 하락할 것이라는 등 꽤 자세한 내용들이 포함됐다. 이 추정 점수는 ‘서울시교육청’이라는 후광을 업고 나와, 참가한 3천여 학생·학부모들은 각별한 의미를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추정 점수는 교육청이 학생들을 통해 직접 수집·분석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설 입시기관 사이트의 가채점 결과를 단순 집계해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를 작성한 강아무개 교사는 “입시 사이트 7곳을 통해 추정 점수를 구했다”며 “표본이 많아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주변 교사들에게도 타당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진학지도를 사설 기관이 전담하는 듯한 사회 분위기를 불식시키고자 준비한 행사였다”며 “자료집에 입시 사이트를 참고했음을 밝혔고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발표된 자료는 현재 ‘인문계 6점 상승 자연계 소폭 하락, 교육당국 수능성적 첫 추산’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돼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수능 가채점 결과는 그 부정확성 때문에 사설 입시기관들도 공식 발표를 꺼리는 자료다. 2002년에는 수능 점수 대폭 상승이라는 가채점 결과가 발표된 뒤 한 수험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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