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10 20:06
수정 : 2006.12.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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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진/함영논술아카데미 대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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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진의 쟁점 정리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바라보는 보는 두 가지 시각
② 롤즈의 정의론
롤즈는 공리주의가 제시하는 정의는 결과주의라고 비판한다. 공리주의 관점에서 어떤 행위의 결과가 좋으면(good) 그 행위는 옳고(right), 결과가 나쁘면(bad) 그 행위는 그르다(wrong). 제도의 공정성 여부는 벤담식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과 같은 결과로 평가될 수 없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사회 제도의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면 인간의 행위를 도구적 관점에서 평가하고 유용성으로 정의 개념을 규정짓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도출된 정의의 기준이 공정한 것일까? 롤즈는 인간이 사회 제도를 구성하기 전 상태를 원초적 상태로 가정한다. 원초적 상태란 각 개인들이 자신의 사회적 지위, 재산, 능력 등을 알 수 없는 무지의 장막에 가려진 상태다. 이 상태에서 개인들은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심사숙고해 공정한 규칙을 받아들이게 된다. 공리주의는 사회 전체 행복의 총량을 기준으로 사회 제도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무지의 장막에 가려진 개인들은 자신이 미래에 가장 열악한 처지에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므로 공리주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개인들이 원초적 상태에서 모두 동의할 정의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 개인은 기본적 자유에 있어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기본적 자유란 정치적 선거 및 피선거권, 언론과 집회의 자유, 양심과 사상의 자유, 재산권과 신체의 자유 등을 가리킨다. 둘째,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은 다음 두 조건을 만족시켜야 인정될 수 있다. 1) 가장 불우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편익을 최대화해야 한다. 2) 불평등은 기회 균등의 원칙 아래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직책이나 지위와 결부된 것이어야 한다. 롤즈는 이러한 원칙을 제시함과 함께 정의의 원칙 간에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해결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롤즈의 정의론 관점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여부를 결정하고자 한다면 어떤 논의가 가능할까? 첫째,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개인의 기본적 자유가 침해되지는 않는가? 이와 관련하여 경쟁력이 약한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구조조정으로 인한 생존의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가? 심화시킨다면 그 불평등으로 인하여 사회에서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가? 이와 관련해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경우를 고려할 수 있다. 셋째, 불평등은 기회 균등의 원칙하에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직책이나 지위와 결부된 것인가? 이와 관련해 대기업과 수출 주도 경제 성장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되어 있던 산업의 문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
강형진/함영논술아카데미 대표 강사
kiwi_k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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