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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0 21:05 수정 : 2006.12.10 21:09

산타클로스가 정말 있나요?/프란시스 처치 글, 김점선 그림. 비비아이들/8500원.

책꽂이 / 산타클로스가 정말 있나요?

세상에, 아직도 산타클로스를 믿는 사람들이 있나요? 초등학생들도 “크리스마스 선물로는 최신형 엠피쓰리나 휴대전화기, 게임기를 사 주세요”라고 말하는 요즘이잖아요.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타고 다닌다는 산타를 상상하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되나요. 번화한 쇼핑가에서 형형색색의 전단지를 나눠주는 가짜 산타와 ‘셀카’라도 찍어두는게 훨씬 기억에 남을걸요.

1897년 미국에 살았던 여덟살 소녀 버지니아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아빠에게 산타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빠는 대뜸 <선> 신문사에 물어보자고 했죠. “신문에는 사실만 나오니까 신문에서 있다고 하면 있는 것”이라나요? 조금은 무책임한 아빠의 대답을 듣고 버지니아는 신문사에 편지를 보내요. 그런데 이 편지를 받은 <선> 신문사의 프랜시스 처치 기자가 신문 사설란에 답장을 쓰지요. “산타는 정말 있단다”라고요. 아빠보다 더 무책임한 사람이죠? 그런데 “사랑하는 버지니아에게”로 시작되는 이 사설을 읽으면, 어느새 산타의 존재를 믿고 싶어져요. 또 산타가 정말 있는지 없는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요.

“아기의 딸랑이를 분해하면 어떻게 그런 소리를 내는 지 알 수 있겠지. 하지만 아기가 딸랑이를 보고 느끼는 기쁨을 분해할 수 있을까? 엄마의 사랑을 실험실에서 분해해서 성분을 밝혀낼 수 있을까?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오직 사랑과 믿음과 상상과 시 그리고 꿈만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덮고 있는 장막을 단번에 걷어내어, 장막 저편에 있는 아름답고 빛나는 것들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거란다. 산타클로스는 영원히 살아서, 이 세상을 더 맑고 밝고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어 줄거야.”

버지니아의 편지와 프랜시스 처치 기자의 사설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어요. 그래서 <선> 신문사는 이후 50년 동안 매년 크리스마스날 이 사설을 신문에 실었대요. 산타클로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을 상징하고, 우리가 그것을 믿는 한 언제까지나 존재한다는 이야기에 공감하나요? 이 책에 그림을 그린 김점선 화가는 산타를 믿는 것이 분명해요. 아이 같은 상상력과 뛰어난 열정으로 유명한 화가 아줌마는 책에 이렇게 썼어요. “그림을 그려나가다가 나는 느꼈다. 산타클로스나 크리스마스라는 말 자체가 선물! 우리들의 삶 역시 하늘이 허락한 선물! ”

프란시스 처치 글, 김점선 그림. 비비아이들/8500원.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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