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12.17 16:55 수정 : 2006.12.17 17:05

책꽂이 / 슬픔아, 안녕?. 기쁨아, 어서 와. 화야, 그만 화 풀어. 외로움아, 같이 놀자. 두려움아, 저리 가

감정 조절. 아주 힘든 일이다. 억누를 수 없는 슬픔, 불처럼 솟구치는 화, 몸서리쳐지는 외로움 모두 모두. 인간 관계의 악화, 여러 범죄 행동 등은 감정 조절의 실패와 연관돼 있는 경우가 많다. 불혹(不惑),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다루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취학 전 아이나 초등학생들은 어떨까?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는 법. 자꾸 튕겨나가려고만 하는 감정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있다. 바로 여기, <아름다운 감정학교>에.

이 책은 슬픔, 기쁨, 화, 외로움, 두려움 등 4가지 대표적인 인간 감정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그 감정들이 도대체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지 우리 눈 앞에 보여준다. 슬픔은 사랑하던 개가 죽었을 때, 친한 친구가 전학 갈 때, 동생이 아파 누워 있을 때, 친구가 나를 모른 척 할 때 생긴다. 화는 바다에 놀러 가려는데 비가 오거나, 기다리는 버스가 오래도록 오지 않을 때, 아이들이 내게 짓궂은 장난을 할 때 난다. 또 밤 늦게 혼자 있을 때, 온 식구가 아기 동생만 보고 있을 때, 같이 놀 사람이 없을 때 외롭다.

이런 감정들은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다가오는 건 아니다.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나 닥쳐올 수 있다. 또 그런 감정들이 생긴다고 해서 자신에게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일부러 피하거나 모른 체 할 이유는 없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눈물이 절로 나고, 무거운 돌이 가슴을 짓누르는 것처럼 아픈데, 억지로 참는 게 과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럴 때는 충분히 슬퍼하는 게 낫다. 슬픔을 제대로 맛보라는 얘기다. 하지만 슬픔과는 잠시 동안만 같이 있고, 기분이 나아지면 뭔가 해야 한다. 밖으로 나가 활짝 핀 꽃을 보거나 방 청소를 하거나, 그림을 그려보자. 친구들에게 슬픈 일을 털어놓자. 슬픔은 서로 나누는 사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그 자리에 기쁨이 들어선다.

외로움은 어떤가? 가끔 외롭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외로움은 자기 생활을 차분하게 돌봐줄 시간을 주고, 잊고 있던 소중한 것들을 떠올릴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리고 편지를 쓰거나 아빠 일을 돕거나, 멋진 이야기를 쓰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외로움을 기쁨과 보람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두려움 역시 덜덜 떨거나 질겁하지만 말고, 그 두려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두려움은 앞으로 우리에게 벌어질 안 좋은 일에 대해 경고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두려움을 느낀다고 해서 겁쟁이는 아니다. 두려움이 달려들면 숨으려고 하거나 못 본 척 하는 것이 진짜 겁쟁이이다. 두려움은 용기와 자신감이라는 무기만 있으면 누구나 뚫고 나갈 수 있다.

책을 따라 여러 감정들을 알고 이해하고 배우다 보면 나도 모르게 힘이 불끈 솟는다.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책마다 워크북이 포함돼 있다. <슬픔아, 안녕?> <기쁨아, 어서 와> <화야, 그만 화 풀어> <외로움아, 같이 놀자> <두려움아 저리 가> 등 5권으로 구성돼 있다. 채인선 지음. 아지/각 권 9500원.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