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24 18:46
수정 : 2006.12.2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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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고전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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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고전 시리즈 /
밀의 자유론, 플라톤의 국가론, 노자의 도덕경,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픈 고전들이다. 내년부터 대학별 논술고사가 본격화되면 알아야 한다고들 한다. 사실 논술 때문에 굳이 고전을 알아야 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 선생님들이 가르쳐주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과목 시간에 이런 걸 가르쳐줄 것인가?
그렇다면 선생님 대신 다른 누군가가 그런 역할을 해준다면 다행일 것 같다. 20년 가까이 현실에 대한 철학적 비판 작업을 해온 철학연구자들의 모임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그 자리를 대신하겠다고 나섰다. 동·서양의 주요 고전들을 강의식으로 쉽게 풀어낸 것이다. <이지 고전 시리즈>는 그 결과물이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소설을 읽듯이 휙휙 책장을 넘길 수 있다는 점. 우선 사상가의 생애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가 맨 앞에 위치한다. 이어 교과서에서 봐서 익숙한 원문, 사상의 주요 대목을 쉬운 현대어로 소개한다. 원저의 구성 순서조차 학생들이 읽기 쉽게 재배치돼 있다.
서술 방식도 신선하다. 딱딱하고 지루함을 피하도록 책마다 다르게 했다. <밀의 자유론>, <논어> 등은 선생님이 강의하듯이 서술하고 있고, <맹자>나 <군주론>은 희곡처럼, <종의 기원>이나 <격몽요결>은 방송 대본처럼 풀어놓고 있다. 책 중간중간 끼어 있는 ‘지식 쪽지’는 양념처럼 읽는 맛을 더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책을 읽으며 저자가 전달하는 문제 의식을 이해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스로 자신과 삶의 문제와 관련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를 가져야 소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내 삶과 연결되지 못한 사상은 공염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읽다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원문을 구해 직접 읽어본다면 더할 나위 없는 독서가 될 것이다.
한 번은 쓱 훑듯이, 한 번은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읽은 뒤 부록으로 딸려 나오는 논술 워크북을 활용하면 생각의 힘이 부쩍 자라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 같다.
시리즈는 한국사상 9권, 동양사상 7권, 서양사상 18권, 과학기술 4권, 미술 2권 등 모두 40권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22권이 이번에 선보였고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에 나온다. 삼성출판사/각 권 7500원. 박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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