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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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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고백할 수 없던 슬픔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조엘과 토니는 길 하나를 두고 나란히 태어난 동갑내기. 형제처럼 가까운 사이지만, 둘의 성격은 사뭇 다르다. 토니가 쾌활하고 호기심 많으며 다소 수선스런 소년이라면, 조엘은 신중하고 소심한 편이다. 햇살이 따가운 여름날 아침, 이들이 자전거 여행을 떠나게 된다. 목적지는 주립공원에 있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다. 조엘은 내심 아버지가 반대해 주기를 바라지만, 뜻밖에도 허락이 떨어진다. 14살이면 ‘약간의 자유가 허용될 나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기는 왠지 불안정하고 아슬아슬하다. 가슴 속에서 연신 무엇인가가 꿈틀대며 뿜어 나오려 하지만, 스스로는 그 힘의 정체를 알 수 없다. 이젠 자신이 어린이가 아님을 입증해 보이고 싶어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날, 두 소년의 여행도 그랬다.
언덕 아래로 강이 보이는 곳에 이르렀을 때 토니가 엉뚱한 제안을 한다. 일정을 바꿔서 강에서 헤엄을 치자는 것이다. 그러나 주홍빛이라는 뜻을 가진 버밀리온강은 이름부터가 불길한 기운을 자아낸다. 서로에 대한 경쟁심과 자존심이 뒤섞인 가운데 이들은 서늘하고 물살이 빠른 강에서 수영 시합을 하게 된다. 토니가 강물 속으로 영영 사라진 다음에야, 조엘은 친구가 수영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당혹스러움, 두려움, 후회, 그리고 누구를 향한 분노인지 모를 온갖 감정들이 조엘의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친다. 집으로 돌아온 조엘은 너무 힘들어서 혼자서만 돌아왔다고 거짓말을 하지만, 갖가지 오물과 죽은 물고기들이 떠다니던 강물의 악취가 몸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이것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사건을 겪고 난 조엘의 자의식에 깊이 새겨진 죄책감의 상징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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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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