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1.07 18:35
수정 : 2007.01.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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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속 그 못가에서 동무동무 끼리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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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속 그 못가에서 동무동무 끼리끼리’
예쁘다고 뻐기는 친구가 있습니다. 공부 잘 한다고 집이 잘 산다고 으스대는 동무도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다른 친구를 못 생겼다고, 없는 동네에 산다고, 공부도 못 한다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저 혼자서는 잘 날 수 없습니다. 제 아무리 잘났다고 뽐내도 남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같이 어울려, 더불어 살아갈 때 미모도, 성적도, 돈도 제 값어치를 가집니다.
<그 숲속 그 못가에서 동무동무 끼리끼리>의 까마귀가 딱 그 꼴이었습니다. 언제나 제 날개가 곱다고 뽐내고만 다녔습니다. 동무들은 자랑쟁이라며 싫어하고 같이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이 까마귀가 어느 날 나무꾼이 쳐놓은 그물에 갇힌 비둘기 가족이 힘을 모아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엄마 비둘기는 새끼들을 다독여 한꺼번에 하늘 높이 날아오르도록 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사이좋게 지내던 생쥐를 찾아가 그물을 끊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까마귀는 그 모습에 눈물을 주르르 흘립니다. 서로 돕는 모습을 자기 인생에서 처음 봤기 때문입니다.
진한 감동을 받은 까마귀는 생쥐에게 간청해 그의 동무가 됩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앞장서 서로 돕는 동무의 의리를 맘껏 발휘합니다. 사냥꾼에 쫓기는 사슴이 물을 편하게 먹도록 하늘에서 망을 봐주고, 올가미에 걸린 사슴을 구하기 위해 생쥐와 같이 달려갑니다. 그리고 사슴을 구하려다 잡힌 거북이까지도 동무들과 지혜를 모아 구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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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속 그 못가에서 동무동무 끼리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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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과 땅 위와 하늘에 사는 동물들이 저마다 타고난 특징에 따라 힘을 합쳐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는 단순한 얘기이지만, 책을 읽다 보면 여러분도 까마귀가 흘렸던 눈물을 흘릴지 모릅니다. 동무끼리 서로 도와 주며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도 마음으로 깨닫게 될 겁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하겠죠. ‘동무는 참 좋아.’
동무는 여러분이 어른이 되어서도 소중해요. 어른이 되어 혼자 벗어날 수 없는 위험에 빠졌을 때 가까운 친구는 그 누구보다 든든한 힘이 되어준답니다. 모든 생명은 저마다 다른 모습과 특징을 지녔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다른 벗이 할 수도 있고, 다른 벗이 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도우며 함께 어울려 사는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러고 보니 학교에서 딱지 치다가 다퉜던 친구, 같이 물장난 했던 친구, 내가 넘어져 다쳤을 때 양호실로 데려가 줬던 친구, 운동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공을 찼던 친구들이 모두 모두 소중하게 다가오죠? 특히나 방학이어서 만날 수 없는 요즘, 그 때 좀 잘 해 줄 걸,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낼 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죠? 방학 중에 친구가 보고 싶을 땐 이 책을 소리 높여 읽어 보세요.
참고로 이 책은 1930년대 일제 식민지 시절, 지금은 북쪽에 살고 있는 임홍은이라는 작가가 더 나은 민족의 내일을 위해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고자 한 일간신문에 연재했던 동화들을 모은 것이랍니다. 김종도 그림. 샘터/7500원.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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