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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으로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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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서 힘들게 시작한 발레
넘어지고 쓰러져 아프지만
더이상 울보 제인이 아니야
내가 읽은 한 권의 책 /
십대는 꿈을 꾼다. 그것도 달콤하고 멋진 꿈을. 그러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용기 있게 도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여기 어린 나이에 부모님 품을 떠나 머나먼 이국 땅에서 꿈의 나래를 펼치는 한 소녀가 있다. 문화가 다른 이들과의 마찰, 가슴앓이, 좌절, 떠나온 곳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눈물…. <발끝으로 서다>(임정진 글, 푸른책들)는 그런 책이다.
이야기는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고 한다. 작가가 십수 년 전 우연히 영국에서 발레를 배우는 소녀를 알게 돼 그녀의 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어서 매우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특히 꿈을 이룬 성공 스토리가 아니어서 더욱 감동적이다.
이야기의 서두는 한때 발레리나를 꿈꾸었던 주인공 ‘재인(Jane)’이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오데트’라는 아이와 채팅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인생 선배로서 발레리나를 꿈꾸는 어린 후배에게 자신이 겪은 일들을 조근조근 들려주는 방식이 독특하고 흥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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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발레 교습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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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으로 서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슬아슬한 인생의 곡예에서 우리는 때때로 넘어진다. 그 절망의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삶의 색깔이 달라진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나는 서울에 가서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나 졸업했어. 이제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될 거야.’ 그렇게 말하리라 생각하며 창밖으로 내다보았다.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난 이제 더 이상 울보 제인이 아니었다.”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그렇다. 실패는 ‘또 다른 도전’일 뿐이다. 원유순/동화작가 dar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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