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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22 11:53 수정 : 2007.01.22 12:03

왜 북경으로 유학왔니?

한 화백이 점 없는 흰 화선지 위에 막 찍으려는 붓끝처럼 기대감과 떨림이 교차된다. 그는 이제 24살이 된 청년, 전재연이다.

-왜 중국으로 유학 오셨어요?

=당연히 가능성이죠. 그렇게 질문하지 말고 왜 계속 중국에 머무느냐고 물어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당돌하다)

민족사관고등학교 3학년 동기 60명 중 절반은 한국 대학에, 절반은 미국 대학에 진학했다. 이 청년만 유일하게 중국행을 선택했다.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한다.

-북경대에서 수학하니 어떠신가요?

=중국에서 각 분야의 최고의 사람들만 모이는 곳이죠. 각 기업의 성공사례를 취재하는 수업에는 교수님의 전화 한 통으로 그룹 회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북경에서 기초중국어로 시작한 청년은 이제는 능숙한 중국어를 구사한다. 그러나 수업만큼은 소화하기 버겁다. 이유인즉, 두툼한 영어 교재의 전문 용어를 중국어로 다시 외우는 것이 쉽지 않다. 중국어로 쓰는 시험 답안지에 영어로 답안을 제출하는 배짱이 있다. 그래도 점수는 잘 나왔다며 호기있게 웃는다. 경영학 공부를 시작하며 사물을 돈과 연결시켜 보는 시각이 길러진다고 한다. 경영을 배우며 인생을 배우고, 사람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북경대를 졸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네, 쉽지 않습니다. 북경대 광화관리학원에 한국인은 약40여명이 됩니다. 첫 1학년은 15명이었는데 그중 3명이 입대하고 9명이 남았습니다. 외국인이지만 엄격한 기준에 따르기 때문에 졸업하기란 여간 쉽지 않죠.

중국인 학생들 반수가 총을 차는 시험을 통과하기도 해야했다. 1학년 때 물리학도가 배우는 수학을 공부하니,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2학년이 되어 경영학 수업이 무척 흥미있다고 한다.

-북경에서 유학하는 유익한 점은?

=한국이나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기들에게 중국하면 ‘저’로 통하죠. 중국에 관련해 저를 통하게 됩니다. 중국의 경제는 더 개발될 미개척지가 많기에 해보면 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있죠. 작년에 한국에 나가서 사업을 일으킨 CEO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습니다. 확실한 기술을 가져야 하죠. 그를 준비하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하려고 합니다. 미국에 있는 친구들은 기술을 보는 눈을 갖기 위해 전공분야 이외의 분야를 두루 습득하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이 시기가 가장 행복합니다. 지나간 과거가 다가올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시간에 행복해야 합니다. 고3 입시공부에 찌들릴 때, 한 친구가 “현재가 행복해야 한다. 그러니 지금 대입공부도 즐겨야 해”라고 말했을 때 저는 “미쳤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습니다. 바로 지금 행복하십시오!

나는 이 청년을 만나며 인터뷰를 지금 쓰는 것이 조금 아까웠다. 시간이 지난 후, 줄줄이 따라오는 감자처럼 열매가 눈에 그려지니 말이다. 행복을 그려가는 이 청년의 미래에 내가 가슴이 떨리는 이유는. 붓끝으로 그려질 아름다운 그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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