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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04 20:07 수정 : 2007.02.04 20:10

주몽의 알을 찾아라

드라마 <주몽> 바람이 청장년층은 물론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까지 거세게 분다. 제목만 보면, 시류에 영합하는 반짝 기획물이 아닐까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금껏 흔히 보아왔던 가정이나 학교 등을 공간적 배경으로 한 생활 동화와는 확연히 다른,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상상력을 결합한 새로운 ‘팩션’ 동화책의 등장에 감탄하게 된다.

서울 풍납토성 근처에 사는 현우와 수한이는 혜성을 관찰하다 우연히 청동거울을 발견한다. 비슷한 시기, 평양에 사는 금옥이와 룡길이도 고구려 고분 근처에서 청동거울을 찾는다. 서로 떨어져 있는 양쪽의 친구들은 이 거울을 통해 서로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거울의 비밀을 풀기 위해 서로 힘을 합치고 우정을 나눈다. 결국 이들은 청동거울이 고구려 안장태왕과 백제 구슬아씨의 슬픈 사연이 담긴 ‘주몽의 알’과 ‘해밝녀의 알’이라는 것을 밝혀낸다. 한편 온갖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주몽의 사당’에 들어가는 열쇠이기도 한 이 거울을 찾으려는 조선족 출신 도굴꾼 ‘검은 늑대’와 ‘주몽의 사당’을 지키려는 ‘연 교수’가 각각 북한의 금옥이와 남한의 현우를 만나게 되는데…. 이들 사이에 ‘주몽의 사당’을 두고 쫓고 쫓기는 모험이 펼쳐진다.

경기 고양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며, <춘향전>에도 영향을 줬다는 <안장태왕과 구슬아씨> 전설을 바탕으로, ‘해밝녀의 알’, ‘주몽의 사당’ 등 소설적 상상력을 동원해 한 편의 맛깔나는 한국형 판타지 동화책을 완성했다. 어린이 동화책으로는 꽤 긴 원고지 700매의 분량에도 불구하고, 남한과 북한 그리고 중국을 오가는 긴박한 구성으로 속도감을 유지해 읽는 데 지루하지 않다.

이야기도 흥미진진하지만, 무엇보다 남한과 북한의 어린이들이 맺는 아름다운 우정,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열망,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약속에 대한 메시지 등이 은근하게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백은영(32)씨는 어느 무더운 여름날, ‘고구려 고분 수천 기가 중국의 댐 공사로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소설을 생각했다고 책 머리에서 밝혔다. 그림책 <동강의 아이들>로 지난 2004년 세계에서 2년에 한 권 선정하는 ‘에스파스 앙팡 상’을 받은 김재홍(49)씨가 그림을 그렸다. 초등 3~6학년. 푸른책들/9800원.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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