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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좀 쓰다가 샤프가 사라졌다.
샤프의 행방을 찾아서 수사를 시작한다. 애들 만나 내 샤프의 행방을 물어보면…
대답은 이랬다.
아니 모르겠는데…
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뒷골에 신경통까지 당긴다.
이런 절망에도 끝까지 찾는다.
옛날에 돌다리도 두들겨 보라고 했다.
그래서 확률이 미세한 애들까지 조사한다.
결국 옛 속담이 들어맞았다.
그 애가 한 말이라곤 “땅에서 주웠는데?”
순간 내 머리에서 힘이 풀린다.
드디어 찾았군 그래도 고통은 계속된다.
나날이 바뀌는 내 샤프의 행방 어떤 날은 이렇다.
몇 시간을 투자해도 안 나오던 샤프가
내 뒷주머니에…
이런… 며칠 지나 내 샤프는 어떠한 흔적 없이
타인 따라 없어졌다.
난 결국 볼펜을 샀다.
사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설마 볼펜도? 김준영/세화중학교 2학년
[평] 자신의 물건을 아끼는 마음이 예쁘네요 학생들의 물건 가운데 가장 관리가 안 되는 것이 필기구입니다. 잃어버려도 찾으려 하지 않고, 종종 필기구 없이 수업받는 학생들과 마주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필기구 분실 사건을 소재로, 잃어버린 샤프의 행방을 찾는 과정을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해 생생한 느낌을 살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물건을 아끼는 학생의 고운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2연 마지막 행 “확률이 미세한 애들까지”라는 어휘보다는 ‘낮은, 미약한, 희박한’ 따위의 말을 쓰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다른 시행에서도 비유나 상징 등 창의적 표현기법을 약간 활용하면 더욱 생생한 글이 됐을 것 같아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규중/제주국어교사모임 회장, 제주세화중 교사 mukd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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