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위한 논술 수업의 실제]
이 강좌를 처음 배치한 이유는 통합논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접근을 수월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각 대학에서 제시한 문제를 함께 읽어보고 그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고민을 나누다보면 어렴풋하게나마 통합논술의 실체가 학생들의 머리 속에 형성이 된다. 이때 교사가 언어적인 의미부터 시작해서 문제를 풀기 위한 사고의 유추 과정을 설명하면 통합논술의 개념은 쉽게 이해가 된다.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사고도 쉽게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입시전문가나 논술지도교사라면 2007학년도 대입논술고사를 주목할 것이다. 올해 정시의 논술시험은 주목할 만하다. 2008학년도 대입에서는 논술을 확대 실시하겠다고 공표는 했고,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대학은 정시 시험을 통합논술을 위한 방향 모색의 과정으로 삼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자료집을 제작하는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시험을 선택하여 문제와 평가 요소를 살펴보고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아마 지금 논술강좌 의뢰가 들어왔다면 내 자료집에도 정시의 논제가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겨울방학이 전에 강좌가 시작됐기에 여기에 제시한 자료는 서울대 수시2학기 인문계열 문제이다.(첨부파일) 이 문제는 ‘평이하면서도 학생의 독창적인 가치관을 잘 평가할 수 있고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와 가치관, 창의력 등을 복합적으로 살필 수 있는' 문제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논술은 지나치게 길거나 난해한 제시문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쉽게 받아들이되 다양한 해결과정을 요구하는 문제로 바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문제는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 서울대 수시2학기 인문계열 논술문제로 통합논술에 대한 개념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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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論述): 논리적으로 서술함
즉, 통합논술이란 학생들의 학습을 종합하고 통일하여 어떤 주제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을 말한다. 라고 정의를 내려 주면서 학교 공부, 특히 교과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했다. 학생들이 논지를 전개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이 배경지식의 확대이며 타당성과 창의성을 갖춘 논거를 찾지 못해 애를 쓴다. 그런데 사실 학생들이 인용하면 좋을 논거 자료는 교과서의 지식이다. 논술이 고전을 강조하고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다보니 학생들은 논술이란 어려운 것, 독서를 많이 해야 하는 것 등으로 오해를 하게 된다. 교과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2. 통합논술에 대한 좀더 자세한 개념 설명은 고려대학교의 보도자료를 활용하였다. 이러한 목표에 기초하여 이번 통합논술 모의고사는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출제과정에서는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결정하는 공통분모로서 i) 텍스트를 분석하고 이해하여 표현하는 능력, ii) 주어진 자료들의 논리적인 분석과 추론을 통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능력, iii) 단편적 지식을 종합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발전시키는 창의적 능력을 평가하는데 무게를 두었다.(2006년 6월 10일 시행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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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사고 : 논리적인 분석, 추론, 결론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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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 사고 : 단편적 지식 종합 ⇒ 새로운 관점 발전(창의적 능력 평가)
1)수능 + 내신 + 논술
2)수능 + 내신 + 구술(면접)
3)수능 + 내신 + 적성인성
4)수능 + 내신 의 네 유형이 있다. 그런데 이 유형의 선택과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의 성적에는 묘한 상관 관계가 형성된다. 즉, 수도권 최상위권 대학들은 1)이나 2) 유형을, 수도권의 중위권 대학들은 3)을 그리고 나머지 대학들은 4)유형을 많이 선택한다. 올해는 자연계가 통합논술형을 많이 선택하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들은 대체로 1)유형을 많이 선택한다. 일단 학생들은 수능점수가 비슷한 군의 학생들이 비슷한 대학을 지원한다. 이는 각 고등학교의 진학지도가 잘 된 결과라기보다는 입시기관에서 나온 배치기준표에 의지한 결과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어쨌든 그런 점에서 상위권 대학은 상대적으로 대학별고사에 비중을 많이 두어야 학생 변별이 가능하게 된다. 그런 까닭에 논술을 많이 선택한다. 이러한 대학들은 수능점수로 볼 때 상위 12~15%대까지의 학생들이 지원한다. 3)유형의 대학들은 상위 약 23%대까지의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편이다. 그래서 논술을 지도하기 전에 반드시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입시유형을 알게 하는 것이 좋다. 수능공부와 내신 만으로도 충분한 학생들에게 교사들이 봐도 이해가 되지 않은 논술 문제를 주고 풀어보라고 하면 그 학생이 받을 절망감은 얼마나 클까. 교사는 먼저 학생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어야 한다. 각 학교에서 논술을 지도할 때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 요즘 시․도교육청별로 논술시범학교를 많이 운영하는데 그 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심스럽다. 차라리 교육의 다양화를 연구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텐데. 왜 논술광풍에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우줄우줄 춤을 추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4. 자발성과 저돌성을 갖춰야 논술에 성공한다. 아무래도 나의 수업이 학생 중심이 되다보니 학생들의 적극성을 강조하게 된다. 그래서 자발성과 함께 저돌성을 지닐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함께 공부하며 1) 논제를 분석하는 방법
2) 배경지식을 확대하는 방법
3) 자료를 논리적으로 선택하고 배열하는 방법
4) 유의사항에 맞는지, 논제에서 제시한 질문에 모두 답했는지 확인하는 방법 등
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체득화할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한다. 그래서 논술강의가 시작됨과 동시에 댓글공책과 1차독자되기를 함께 진행했다. 1차독자되기의 기준으로는 고려대학교의 평가기준에 의해 살펴보도록 했다. 논술의 성격상 정답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내용의 논술문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일의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답이 없다고 해서 오답도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입장에서 다양한 견해를 펼치는 것은 가능하지만, 논거가 빈약하거나 논리적 비약이 있는 논술문, 질문의 핵심을 벗어난 논술문, 제시문의 활용을 넘어서 제시문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는 논술문 등에 대해서는 결코 좋은 평가가 내려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원고지 작성법의 오류, 맞춤법과 띄어쓰기, 분량 등의 형식적 요소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신경을 써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배경지식도 부족하고 사고하는 힘도 약한 우리 학생들이 이 기준에 맞는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교사와 학생이 함께 걸어나가면 학생들의 실력이 늘어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즐거움이 교사의 낙이 아닌가.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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