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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진화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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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정진화 위원장, 학생회·동아리 활동 강조
2005년부터 2년간 전교조 서울지부장을 역임해온 정진화씨가 13대 전교조 위원장에 당선됐다.
지난 8일, 전교조 정진화 위원장은 <바이러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들의 현실을 진단하고 2007년 한해를 조명했다. 이 자리에서 정 위원장은 학교 교육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학생회나 동아리등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활성화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학생들은 전교조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전교조가 무엇이고 왜 만들었는지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해달라.
89년 전교조 결성 당시에는 독재정부에 의해 억압되어 있는 교육을 올바르게 바로잡고 교육에 짓눌러 잃어버린 학생들의 웃음을 찾아주자는 것이 모든 교사들의 마음이였다. 더불어 이러한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힘있는 단체가 필요했고 그것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다. 예전에는 전교조 활동이 교육 획일성에 대한 저항이였다면 지금은 바른 제도나 정책을 통해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의 터전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자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전교조를 향해 쏟아지는 비판적인 여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전교조는 89년 결성되어 99년 합법노조가 되었다. 합법노조가 되기 전에는 전교조를 비합법 불법단체라며 탄압을 심하게 했었다. 그러다보니 조합원들은 학생들에게 노동조합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각 교실에서 교사들이 왜 이런 활동을 하는지, 전교조가 어떤곳인지를 끊임없이 설명했다. 하지만 전교조 합법화 이후 조합원이 10만 가까이 늘어나고 합법노조로 안정화되면서 궂이 자신이 조합원이라는 것을 타나내지 않게 됐다. 이로 학생들이 전교조에 대해 제대로 알 기회가 적어졌다고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는 전교조가 제도정책에 대한 싸움을 주로 하다보니 마치 그런 활동만을 하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 조합원들은 전문 교과와 학생 상담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학교교육을 비롯해 청소년들이 처해있는 사회적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우리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변화에 교사들조차도 혼란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 권위주의적 학교문화가 굉장히 심했던 시대였다면, 현재는 사회 전반적으로 민주적 절차에 의해 나아가고 있다. 그로 인해 교사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게 많이 떨어졌다. 결론적으로 학생들의 다양성에 교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교사와 학생간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의 변화, 학교 문화의 변화가 학생들에 비해 더디기 때문에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 또한 그렇다. 잘사는 집 학생도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공부할 기회가 많지만, 학교가 끝나면 바로 여러개의 학원이나 과외로 사교육을 뱅뱅 돌고 있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은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 여건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교육의 기회 조차 주고 있지 못하다. 현재 교육은 점심을 해결 하지 못하는 학생부터 수많은 사교육을 돌고 있는 학생 모두에게서 '기회'를 빼앗은 것이다. 결국엔 잘사는 집 학생들에겐 사교육으로 찌든 '무기력함'을 어려운 학생들에겐 기회를 빼앗긴 '분노'를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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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치활동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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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사와 학생관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나? 올해 전교조 사업의 큰 방향은 '아이들이 행복한 질 높은 공교육'과 '아이들 속으로 학부모 곁으로'이다. 학부모에게는 다가가고, 학생에게는 뛰어들어 학생들 눈으로 교육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학교는 결국 학생, 학부모, 교사 3주체가 만나는 곳이다. 계속해서 협력적인 교육 공동체를 만들지 않으면 학교 교육은 성공할 수가 없다.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사는 노조가 있고 학부모도 모임이 있지만 학생들은 학생회선출전도에 그쳐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학생회가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대표로 참석해 급식등 학생들의 요구를 개진해야 한다. 주5일제 수업으로 축제, CA, HR등 자치활동이 모두 축소됐다. 이런 학생 자치활동을 다시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자치활동이 활발해져 학생 자신의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학생들이 주인으로 서기 위한 과정에 전교조가 노력하겠다. 작년 벌어진 아이들살리기운동을 어떻게 평가하나? 내신등급제로 인해 청소년들이 거리로 나와서 목소리를 냈던 날이 2005년 5월7일로 기억하고 있다. 400여명의 청소년들로 인해 수천명의 전경이 배치되었다. '왜 이 아이들이 거리로 나왔을까'를 생각해보면 그날은 전교조 교사로서 부끄러운 날이였다. 이런 의미에서 아이들살리기운동을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학교안으로 이러한 운동을 펼쳐내는데 부족한 면이 많았다. 학생인권법 내용에 대해 교사들의 입장의 민감함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교사체벌'에 대해 교사·학생간의 논쟁이 많았는데. 확고하게 체벌은 사라져야 한다. 누가 봐도 현재의 시대 흐름은 체벌은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수위의 논란이 있었다. ‘어디까지가 체벌이냐’는 의문으로 시작해 ‘손바닥 때리는 것도 안되냐’등의 논란이였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들은 체벌을 반대하는 법적 장치를 실시한 이후에 해야 일이다. 또한 체벌이 아닌 다른 대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교문지도도 마찬가지다. 즐겁게 와야 할 학교를 아침부터 검열하는 낡은 일제문화의 잔재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학생선택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학생들 믿고 기회를 줘야한다. 학급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안들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 참여할 수 있는 학교문화가 필요한 것이다. 예전엔 이런 낡은 학교 문화를 바꿔내기 위해 '학생에게 먼저 인사를 하자', '존댓말을 사용하자' 등 작아보이지만 날마다의 실천을 다짐처럼 했었는데 이제 다시 살려 낼 필요가 있겠다. 학생과 교사의 만남자체에 대한 인격적 변화가 필요하다. 학생자치활동, 학교폭력 등 청소년 스스로가 노력해야 할 몫은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전교조에 대한 기대감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필요하다고 본다. 청소년계가 합동으로 기획하여 큰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 여기에 학부모단체도 물론 함께 해야 한다. 이 모든걸 어떻게 끌어낼지에 대해서는 사실 고민스럽지만, 동아리 활성화와 자치활동의 활성화가 큰 관건이라는데에 동의한다. 학교폭력 문제 또한 학교교육 자체가 공동체적이 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아 일어나는 현상이다. 분위기 좋은 학급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경쟁과 무관심, 권위적인 학교 분위기가 학교폭력을 낳고 있다. 이 모든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학생회, 동아리등의 자치활동을 적극 활성화 해야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학생들은 누구나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학생들이 이러한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교사들의 목표이자 교육의 완성이다. 소중한 자기 존재에 대한 믿음을 갖게해야 한다. 그것이 모든것의 시작이며 끝이다. 신청이 기자 tlscjddl@hotmail.com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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