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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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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설정과 겉치레가 난무했던 한 고등학교의 졸업식 행사
2007년 2월 6일,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바로 ‘교복 물려주기’행사 때문이었는데, 최근 불거지고 있는 교복가격에 대한 논란 속에서 졸업생의 교복을 신입생들에게 물려주는 뜻 깊은 의도의 행사였다. 학교는 전날 학생들에게 사복을 입고 교복은 따로 챙겨오라고 당부했다. 물려주기를 해야할 교복에 밀가루나 달걀과 같은 이물질을 ‘투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였다. 하지만 한번 뿐인 졸업식에서 교복을 입기를 원했던 학생들과 학교의 마음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이러한 사안들이 미리 의논 되었다면 좋았겠지만 학교 측은 바로 전날에야 이러한 의견을 전달했다. 학생들은 당연히 교복을 입고 싶어했고 학교 측에서는 이미 언론사에 정보를 제공하여 촬영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협조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카메라들이 등장했지만 학생들의 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교복을 입고 왔고, 혹시나 교복을 물려줘야할 경우를 대비해 사복을 준비해 온 학생들도 거의 없었다. 결국 ‘교복 물려주기’행사는 정상적으로 진행 될 수 없었다. 이미 촬영 장비를 챙겨온 방송사들은 방송 분량을 채우기 위해 이런저런 상황을 만들어 방송분량을 채워갈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교복 물려주기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생은 교복을 입는 것 뿐 아니라 추억을 간직하는 의미에서 교복을 소장하기를 원하여 교복을 기증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갔다. 또 물려준다던 교복에 밀가루를 투척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케첩과 계란들도 등장했다. 또 심하게는 교복을 찢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행사의 의도 자체는 좋았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가 너무도 많았다. 학생의 여론을 다 수렴하지도 않은 채 일을 추진했고, 마치 모든 학생들이 교복 기증에 참여하는 것처럼 보도하도록 하고는 실제로는 제대로 기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행사는 그저 겉치레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교복가격 거품 논쟁이 한창인 지금 시점에서, 교복 물려주기는 상당히 의미 있는 행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지느냐 이루어 지지 않느냐이다. 그저 학교이미지나 또는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행사를 하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사회의 문제 혹은 돈이 없어 어려운 가정을 위해 이런 행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민형 기자 mlimsh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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