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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0 19:49 수정 : 2005.03.20 19:49

언제 하예린이 이렇게 컸나. ‘반쪽이’ 아빠에게 큰 근심거리였던 아기 하예린이 벌써 15살이 됐다. 〈반쪽이와 하예린, 런던에 가다〉를 보면, 말만한 처녀가 돼버린 하예린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하예린의 성장 이야기가 아니다. 딸에 대한 반쪽이 아빠의 은근한 자부심이 엿보이긴 하지만, ‘본론’은 다른 데 있다. 아빠와 딸이 영국 런던에 다녀와 이 나라와 도시를 소개한다. 나이가 들어도 세월이 흘렀어도 이 부녀는 참 재미나게 산다. 지난 2003년엔 프랑스 파리를 다녀와 역시 책을 냈었다.

배낭여행의 첫번째 도착지인 런던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사람이 적지 않겠지만, 반쪽이와 하예린은 여행 이상의 것을 말한다. 무엇이든 보존하고 기록하고 모아두는 이 섬나라 사람들의 노력 덕택에 부녀는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을 누비고 다닌다. 런던이 ‘박물관 천국’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어느 여행객도 이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 누비진 못했으리라.

반쪽이 아빠와 하예린이 그런 사람들을 대신해 보여주고 설명하고 알려준다. 대영제국은 이제 과거의 역사가 됐지만, 그들이 수집(또는 약탈)한 인류 문명의 흔적들은 여전히 경탄스럽다. 그래서 이 책은 기행문이라기보다는 인류 문명에 대한 재밌고 경쾌한 ‘입문서’라 할 만하다. 영국이라는 사회가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한 배려를 엿보는 일은 이 책이 덤으로 주는 가치다.

늘 그렇듯 이 부녀가 서로 아옹다옹하는 모습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아이들과 함께 유럽 여행 또는 세계 여행을 꿈꾸는 부모들이 참조할 만한 도움말도 적지 않다. 반쪽이 아빠의 반만 따라갔으면 하는 아빠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 고학년, 최정현·최하예린 지음. -한겨레아이들/9000원.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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