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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7 16:55 수정 : 2005.03.27 16:55

불교 영향 무량대수등 큰수개념 발달
세계 수학계선 셈법보다 사고력 무게

19단의 진원지인 인도 수학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어떨까?

우선 배우는 양은 우리보다 2배 이상 된다. 고교 2학년을 예로 들면 자연계 학생이든, 비자연계 학생이든 누구나 730쪽이 넘는 교과서를 배우게 돼 있다. 우리나라 수학1은 350쪽이다. 내용도 깊다. 우리나라에서는 고 1, 2학년 때 배우는 유리함수, 무리함수, 삼각함수 방정식 등을 중학교 2학년 때 배운다. 고교에서도 삼배각의 공식, 코탄젠트의 덧셈정리, 좌표축의 변환, 원뿔곡선에서의 준선과 이심률, 베이스의 정리, 포아송 분포 등 깊이 있는 것들이 나온다. 우리나라 공대 2~3학년들이 배우는 미분방정식을 고교 인문계 학생들이 배운다.

다루는 수 자체도 많다. 이는 인도가 전통적으로 불교의 영향으로 큰 수에 대한 개념이 발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수를 뜻하는 ‘항하사(恒河沙·10의 52제곱)’,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이상한 일을 뜻하는 ‘불가사의(不可思議·10의 64제곱)’, 무한대를 뜻하는 ‘무량대수’(10의 68제곱) 등의 개념을 학생들이 알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19단을 외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용산고 최수일 교사는 “기본적으로 수학을 많이 가르치는데다, 큰 수에 탐닉하는 경향이 컸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19단을 가르치는 풍토가 형성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잡한 전통 셈법을 강조하는 인도와 달리 세계 수학계의 흐름은 셈법, 계산력이 바탕이 되는 대수, 방정식 등의 이론수학보다는 사고력과 상식적인 추리력, 창의력 등을 중시하는 이산수학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에 미국에서는 구구단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으며, 유럽쪽에서도 셈법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홍익대 수학교육과 박경미 교수는 “나름대로 철학이 있겠지만 인도는 세계수학교육협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등 시대 흐름으로 보면 뒤쳐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세계 흐름을 파악하면서 우리 나름대로 수학철학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하대 수학과 한경혜 강사도 “인도의 수학이 세계적으로 알아준다면 오래전부터 평가를 받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인도의 수학에서 배워야 할 점은 그 사람들이 수학을 일반화시켰고 수학 교육에 많은 비중을 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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