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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27 17:38 수정 : 2005.03.27 17:38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입니다.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두고두고 읽으라고 사 준 책도 “엄마 나 그거 읽었는데…" 하며 다시 읽으려고 하지 않네요. 그리고 과학책이나 역사책 등을 폭넓게 읽었으면 하는데 스토리 위주의 동화책만 좋아해서 걱정입니다.

그 책이, 마음을 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권할 때 엄마의 생각이 강조되다 보면 아이는 마음에 짐이 돼 힘이 듭니다. 1학년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이 풍부한 때입니다. 또한 세상을 보는 눈이 자기 둘레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기 때문에 자기 주변 이야기에 마음이 끌리기도 합니다. 즉 또레들의 생각이나 생활을 공유하면서 자기 태도나 생각을 인정 받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아이들의 생활을 다룬 스토리 위주의 동화를 재미있어 하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을 판단할 때도 좋은 쪽이냐 나쁜 쪽이냐처럼 이분법적인 사고를 합니다. 선과 악의 대비가 뚜렷한 옛이야기는 악한 쪽이 벌을 받는 것을 통쾌하게 여기면서 자기를 착한 쪽에 놓고 자기 스스로 나쁜 쪽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감을 갖기도 합니다.

아이가 한 번 본 책은 두 번 다시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은 그 책이 아이 수준에 맞지 않아서 읽기가 힘에 부치거나 마음을 끌 만큼 즐거움을 주는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엄마 기준에는 두고두고 읽을 만한 것도 아이의 마음을 끌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아이 나이에 맞는 책을 읽도록 했으면 합니다. 엄마의 기대를 아이에게 요구하다 보면 책이 싫어질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그림책이나 그 또래 아이들이 읽을 만한 스토리 위주의 동화책, 옛이야기 책들을 풍부하게 권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매번 책을 사 주기가 힘드시다고 했는데 그럴 때는 아이와 함께 가까운 도서관을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함께 서점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서 사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을 이용하다 보면 아이의 책 읽는 수준이나 좋아하는 책을 알게 되겠지요. 무엇보다 엄마가 아이들 책을 읽고 아이와 마음의 소통을 하면서 어린이 책이 주는 즐거움을 함께 누렸으면 합니다.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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