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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정보를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아이들 스스로 깨우칠 필요가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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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세상읽기]
자신이 가 보고 싶은 나라에 대해 조사해 오라는 숙제를 내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인터넷을 활용한다. 검색창에 자신이 원하는 나라의 이름을 써넣고 조사한 내용을 이것저것 복사해 붙이면 금세 하나의 보고서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신이 검색한 자료들 가운데 잘못된 정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특히 자신이 그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을 때 그 신뢰의 폭이 더욱 커진다. 인터넷이 문자를 기반으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데다 동영상이나 소리 등 멀티미디어 정보들 역시 세련된 형태로 다듬어져 있기 때문에 정보의 내용보다는 외형에서 생기는 신뢰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의 진위를 가려내고 어디까지 신뢰할 것인지 선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인터넷에서 잘못된 정보를 찾아 보게 한다. 국내 사이트뿐 아니라 외국 사이트도 돌아다니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싣고 있는 사례를 찾도록 한다. 아이들이 찾기 힘들 것 같으면 교사가 먼저 잘못된 정보를 싣고 있는 사이트를 찾아 두는 것도 좋다. 다음에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잘못된 정보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이 이 정보를 의심했을까?’, ‘한국을 전혀 알지 못하는 외국인이 이 사이트에서 처음 우리나라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처럼 잘못된 정보가 오랫동안 게시된다면 독도 분쟁과 같은 일이 또 생길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인터넷에서 처음 접하는 정보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인터넷 정보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까지 생각해 보도록 한다.
잘못된 정보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이야기를 나눠 보자. 우선 사이트를 관리하는 사람에게 정중하게 전자우편을 보내거나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다. 혼자서 하기 힘들다면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의견과 올바른 정보, 근거 자료들을 모아서 보낼 수도 있다. 그 사이트에 잘못된 정보가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태도로 정보 검색을 할 것인지 정리해 본다. 객관적인 정보를 얻으려면 먼저 믿을 만한 사이트인지를 점검하고, 한 사이트에서만 정보를 얻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다양한 사이트를 방문해 사이트간의 정보를 비교 분석하고, 다른 사이트의 정보를 그대로 복사해 놓지는 않았는지도 따져 보도록 한다. 신문기사의 경우 출처와 날짜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주관적인 내용을 검색할 때는 얼마나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지를 꼼꼼히 따져 보면서 아이들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갖도록 한다. 온갖 정보가 넘쳐 나는 인터넷 세상에서 아이들 스스로 주체적인 사고와 판단력을 갖지 않는다면 물건을 사고파는 것과 같은 개인적인 문제나 한일간의 독도 분쟁과 같은 국가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분별력 있는 행동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박주현/서울 삼육초등학교 교사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 운동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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