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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콩으로 무얼 하냐고? 콩을 따서 밥에 두어 먹지. 떡시루에 올려 콩떡도 해먹고. 콩으로 속을 만들어 송편도 빚잖아. 콩나물을 길러 국이나 무침을 해먹기도 하지. 너희들 좋아하는 두유도 콩으로 만들잖아. 그런데 진짜 콩 요리는 따로 있어. 오직 우리 민족만 해먹는 비밀요리야. 바로 메주를 띄우는 거지.
우선 메주콩을 푹 삶아 반듯이 빚어서 짚으로 매달아야 해. 꾸덕꾸덕 말라서 흰곰팡이가 피면 일단 완성이야. 한국판 최고급 치즈인 셈이지. 그렇다고 바로 먹을 순 없겠지? 펑퍼짐하게 잘 생긴 장독에 소금물을 부어 함께 담궈 놓아야 해. 건더기를 따로 건지면 된장이 되고, 그 국물만 따로 달이면 까만 간장이 돼.
그렇다고 간장이나 된장만 숟가락으로 푹 떠먹는 친구들은 없겠지? 이 된장, 간장은 우리 민족이 즐기는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 은근하고 구수하면서도 영양만점의 천연식품이지. 고구려 때부터 이렇게 콩으로 간장을 담궈 먹었대. 그러니까 우리 민족은 콩 민족 아니겠어?
그 콩 이야기, 좀 더 들어보지 않을래? <다 콩이야>를 들춰보면 거기에 다 있단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식물과 동물을 그림에 담아 책으로 펴내는 ‘도토리’의 아저씨 아줌마들이 만들었단다. 그림은 또 얼마나 정겨운데. 구수한 메주 냄새가 절로 풍겨날걸? 취학전, 도토리 기획·글, 정지윤 그림. 보리/9500원.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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