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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바다 인터넷. 수없이 쏱아지는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취사선택 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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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보기술은 많은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내면적으로 숙성되지 못한 양적인 팽창일 뿐이다. 정보기술은 이제 모든 작업에서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같은 정보 소스를 이용하는 과정이 마치 네이팜탄을 이용해 불을 꺼보려는 소방수와 같을 때가 종종 있다.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이 좀 이해하기 어려우면 다른 곳으로 링크시킨다. 도움말이 좀 복잡하다 싶으면 ‘도움말을 사용하는 법’이라는 메뉴를 새로 추가한다. 찾고자 하는 정보가 없으면 1천 페이지 정도를 클릭으로 이동해서 뒤지게 한다. 정보에 문제가 있으면 무조건 더 많은 정보를 만들어 올림으로써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존 실리 브라운·폴 두기드, <비트에서 인간으로>에서 발췌. (나) <진주만>, <아마겟돈>과 같은 영화의 제작자로 유명한 제니퍼 클라인(41)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을 뜻하는 멀티태스킹의 본보기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클라인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작가와 전화로 의견을 나누면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재빠르게 메모하는 동시에 도착하는 이메일은 없는지 휴대용 단말기를 살펴보고 비서에게 손짓으로 지시하고 제작진에게 즉각 메시지를 보낸다.” 영화와 방송 관련 프로젝트를 무려 15편이나 기획중인 클라인은 이 처럼 자신이 멀티태스킹에 매우 능숙하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이 사람의 정신건강 및 일의 능률, 생산성 향상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타임>은 의문을 제기했다. 멀티태스킹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는 클라인조차 성급함, 초조, 비능률 등 멀티태스킹의 부정적 측면을 눈치채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인은 가끔 이메일이 오지 않으면 뭔가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생산적이라든가, 자신이 항상 전화를 받는다는 사실을 악용하는 사람한테 화가 나고, 이메일 함이 텅 비어있거나 꽉 차 있을 때 똑같이 불안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와 같이 멀티태스킹이 인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현상에 대해 하버드의대 교수 출신의 정신과의사 에드워드 핼러웰 박사는 주의력결핍성향(ADT)로 설명하고 있다고 <타임>은 소개했다. 핼러웰 박사는 주의력결핍장애(ADD) 환자들을 10여 년 간 연구한 결과 산만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주의력결핍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공유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는 주의력결핍성향을 발견했다고 한다. 전형적인 주의력결핍장애 환자들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상관없이 증상을 나타내지만, 주의력결핍성향의 사람들은 직장을 벗어나 휴가를 떠나거나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감쪽같이 정상으로 회복된다는 것이다. (중략) 헬러월 박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주의력결핍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10배는 늘었다. 이유는 각종 첨단 정보통신기기들이 발전하면서 정보의 홍수 속에 개인이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데 있다. 각종 정보들이 컴퓨터, 휴대용단말기, 휴대폰 등을 통해 이메일, 음성메일, 메신저를 통한 메시지 등의 형태로 쏟아져 들어오는데, 뇌는 이를 처리하느라 과부하 상태에 놓여 여러 가지 부정적인 심리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뇌가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에 노출되기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뇌는 자신의 처리능력을 넘는 상황에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 결국 잠을 더 적게 자고, 더 열심히 일하고, 사무실에 늦게까지 남아 일하는 쪽으로 바꿔보지만 오히려 일의 능률과 생산성은 더 떨어지는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사숙고하지 않은 채 흑백논리에 입각해 판단을 내리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빨리빨리 결정하기 때문이다. - 안영진 기자, <한겨레> 2006년 1월25일치 기사 (다) 나무는 개체 안에 세대를 축적한다. 지나간 세대는 동심원의 안쪽으로 모이고 젊은 세대가 몸의 바깥쪽을 둘러싼다. 나무껍질 바로 밑이 가장 활발히 살아 있는 세대이다. 이 젊은 세대가 뿌리의 물을 우듬지까지 끌어올려 모든 잎들을 빛나게 하고 나무의 몸통을 키운다. 그리고 이 젊은 세대는 점차 기능이 둔화되고 마침내 정지되어 동심원의 안쪽으로 숨어들고, 나무껍질 밑에는 다시 새로운 세대가 태어난다. 젊음은 바깥쪽을 둘러싸고 늙음은 안쪽으로 고인다. 식물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나무밑동에서 살아 있는 부분은 지름의 10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바깥쪽이고, 그 안쪽은 대부분 생명의 기능이 소멸한 상태라고 한다. 동심원의 중심부는 물기가 닿지 않아 무기물로 변해 있고, 이 중심부는 나무가 사는 일에 간여하지 않는다. 이 중심부는 무위(無爲)와 적막의 나라인데 이 무위의 중심이 나무의 전 존재를 하늘을 향한 수직으로 버티어준다. 존재 전체가 수직으로 서지 못하면 나무는 죽는다. 무위는 존재의 뼈대이다. 하나의 핵심부를 중심으로 여러 겹의 동심원을 이루는 세대들의 역할 분담과 전승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 나이테를 들여다보는 일의 기쁨이다. -김훈, <자전거 여행 2>에서 발췌. (라) 정보의 주인이 되는 다섯 번째 선언-나는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것이다. 정보의 운명을 즉시 결정한다. 같은 모습으로 두 번 다시 보지 않는다. 이 정보를 이대로 다시 만나면 괴물이 되어 있을 것이다. 괴물은 내 자유를 갉아먹고 나는 노예를 만들 것이다. 정보를 처음 만날 때마다 나는 물을 것이다. 1. 나에게 중요한가? 2. 급한가? 3. 내가 해야 하는가? 소중하지 않은 것은 즉시 버릴 것이다. 소중하고 급하면 즉시 실행할 것이다. 급하지 않으면 정보를 보관하되 반드시 일정표를 붙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과감히 맡길 것이다. 삭제하고 실행하고 저장하고 위임할 것이다. 즉시 결정해서 떠나보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자유롭게 정보의 주인으로 살 것이다. 가장 소중한 일에 집중하며 지혜로 충만할 수 있을 것이다. -전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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