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05년 3월21일치 사설 살펴보기 정부에서는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세제를 개편하고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 투기는 빈부의 격차를 심화시키며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한 서민들의 꿈을 좌절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를 모를 리 없는 고위 공직자들이 연달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으며 낙마(落馬)하고 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위장 전입과 의문의 대출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음이 드러났으며,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 역시 부인과 장남 명의로 전국 각지에 농지와 임야, 아파트, 상가 등을 매입하기 위해 위장 전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채 공직에서 물러났다. 또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역시 부동산 투기 의혹과 아들의 인사 청탁 문제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사퇴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았음을 항변하며 억울해 했다. 과연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이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가? 일반인과 달리 이들에게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우리의 과욕인가? 사회적인 문제로 봐야 하는가, 몇몇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봐야 하는가? 이 사안을 계기로 공직자의 도덕성 문제를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자. 위의 사설에서 제기한 ‘부동산 백지신탁제’는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제도이다. 그리고 가치관의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도덕성의 부재와 부정부패의 연결고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그 대안을 생각해 보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프랑스어에서 파생한 이 말은 ‘고귀한 신분에 따른 윤리적 의무’를 뜻한다. 상층 집단이 이런 의무와 덕목을 갖춰 왔던 것은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 따른 책임과 의무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해서는 상이한 견해가 존재한다. 한편에서 그것은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상층 집단의 규범적 태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상층 집단의 보수주의적 지배를 정당화하는 수단이라고 비판되기도 한다. 화이트칼라 범죄(white-collar crime): 미국의 범죄학자 서덜랜드가 기존의 범죄 유형과 대비하여 새롭게 제시한 범죄관이다. 사회적 지도층이 그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인 해악을 끼치는 행위를 화이트칼라 범죄라고 한다. 이런 행위는 보통 계획적이고 교묘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며, 피해도 국가경제 혼란, 정치 ·행정에 대한 불신 등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피해의 파급은 간접적인데다가 피해자 역시 일반 범죄와 달리 큰 피해 의식을 갖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인사청문회: 고위 공직자의 국정수행 능력과 자질 검증을 위한 장치로서, 국회에서 정부를 견제하는 수단이 된다. 인사청문회의 대상으로는 국회의 동의를 요하는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감사원장·대법관과 국회에서 선출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 임명동의가 요청된 자 또는 선출을 위하여 추천된 자가 해당된다. 공직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또는 선출안이 국회에 제출된 때에 국회법에 규정된 바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열어, 공직 후보자를 출석하게 하여 질의를 행하고 답변과 의견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나혜영/예일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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