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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소방관들은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화상을 입는다. 심한 화상으로 피부의 재생 조직이 파괴되면 피부 이식을 해야 하는데, 최근 화상 치료에 효과적인 인공피부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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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대과학
래더 49 2004년, 감독 제이 러셀, 출연 와킨 피닉스, 존 트래볼타
<래더 49>는 <분노의 역류>와 마찬가지로 소방관의 활약상을 다루고 있지만 <분노의 역류>보다 훨씬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영화다. <분노의 역류>가 형제애를 중심에 둔 액션 영화의 성격이 짙다면, <래더 49>는 불 속에서 시민들의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소방관의 역할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남을 도우려는 소방관 잭 모리슨 역은 <글래디에이터>에서 얄미운 코모도스 역을 소화했던 와킨 피닉스가 맡았다. 소방서장 마이크 케네디 역은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환상적인 디스코를, <페이스 오프>에서는 화려한 액션 연기를 보여 줬던 존 트래볼타가 맡았다.
잭과 마이크가 근무하는 소방서의 소방대원들은 화재 속에서 위험에 놓인 사람들을 구하면서 보람을 느끼지만, 동료를 잃는 아픔도 겪는다. 그러던 중 잭과 절친한 동료인 토미가 뜨거운 수증기에 부상을 입는다. 병문안을 간 잭에게 토미는 자신의 얼굴에 죽은 사람의 피부를 붙여 놓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왜 죽은 사람의 피부를 붙여 놓았을까?
피부는 넓이가 1.6㎡이고 무게가 약 4㎏(몸무게를 16으로 나눈 수치가 피부의 무게다)이나 되는, 인체에서 가장 큰 장기다. 피부는 표피와 진피로 구성되는데, 표피에는 죽은 세포가 각질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죽은 세포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각질층을 죽은 세포라고 우습게 보아 목욕할 때 마구 벗겨 버리면 곤란하다. 각질층은 피부의 수분 증발을 막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모두 벗겨 버리면 피부가 건조해져 거칠어진다.
표피 아래에는 표피줄기세포가 있어 지속적으로 새로운 피부 세포를 만들어낸다. 표피에 상처를 입어도 통증이 없고,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돼 피부가 벗겨져도 흉터 없이 피부가 재생되는 것도 표피줄기세포 덕택이다. 하지만 진피층까지 손상을 입었을 때에는, 피부의 신속한 방어기능을 회복하려고 세포 사이에 섬유아세포가 자라나면서 흉터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피부는 단순히 인체의 외부를 싸고 있는 포장지가 아니라 자외선이나 화학물질, 세균이나 충격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구실을 한다. 또 체온을 조절하고, 호흡과 물질의 흡수작용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생리 작용을 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었을 때 피부 재생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얼굴의 재생 조직이 파괴됐거나 흉터가 심할 경우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조직을 이식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나 동물의 조직은 항원항체 반응에 의한 조직거부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동안 가장 흔한 시술법은 자신의 대퇴부나 하복부와 같이 노출이 잘 되지 않는 피부를 이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처 부위가 넓을 경우에는 시술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와 같이 인공피부를 사용해 치료를 한다.
인공피부는 조직공학 기술을 이용한 ‘아프리그래프’와, 기증받은 주검에서 추출한 피부를 가공해 만든 ‘알로덤’이란 제품이 있다. 국내 원자력병원에서도 세포배양기술을 이용해 인공피부를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한 벤처기업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주검의 피부를 이용한 인공피부인 ‘슈어덤’을 시판하고 있다. 이런 인공피부의 경우 이식 성공률도 높고 표시가 잘 나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성형외과에서 미용성형용으로도 많이 시술되고 있다. 최원석/김천중앙고 교사 nettrek@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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