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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7 16:10 수정 : 2005.04.17 16:10

스타강사 이만기의 언어영역 해부

보편성과 특수성-원문 읽기

인간 역사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를 여러 명이나 배출한 고대 그리스의 사람들은 철학을 필로소피아(philosophia)라고 불렀습니다. 이 필로소피아라는 말은 필로스(philos)와 소피아(sophia)라는 말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필로스’란 사랑이라는 뜻이고, ‘소피아’란 지혜라는 뜻입니다. 즉, ‘필로소피아’란 지혜를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지혜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그 뜻하는 바는 세계에 대한 ①인식을 탐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철학을 한다 하면 세계에 대한 인식을 탐구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철학 하면 세계에 대한 근본 인식과 근본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 때 말하는 ‘세계’란 세계 지도라고 말할 때의 그것과는 달리, 존재하는 모든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철학이란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근본 인식과 근본 태도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 속에는 자연도 포함되고 사회도 포함되고 인간도 포함됩니다. 그러므로 철학이란 자연과 사회, 그리고 인간에 대한 근본 인식과 근본 태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에 대한 근본 인식과 근본 태도를 다른 말로 표현하여 ②세계관이라고도 합니다. 즉, 철학은 세계관입니다. 세계관은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보는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가리키는 말이며, 이에 따라 우리의 행동이 달라집니다.

철학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사람이나 철학자만이 세계관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도 자기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자기 나름대로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이 세상에서 돈이 최고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 말이 옳든 그르든 간에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그동안 겪은 경험을 통해서 이러한 말을 하는 것입니다. 세계관 중에는 이처럼 자기가 겪은 경험 속에서 우러나온 것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세계관을 상식적 세계관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상식적 세계관이란 어떠한 성격의 것일까요? 상식적 세계관은 한 개인 혹은 몇 사람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 때문에 ③체계적이지 못합니다. 또한 충분히 생각하고 반성된 것이 아닙니다. 그리하여 동일한 사람이 서로 상반된 행동을 하는 경우조차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스로의 힘으로 자수성가하여 재산을 모은 사람이 매년 사업이 잘 되라고 고사를 지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사람의 경우, 돈을 모은 것은 스스로의 힘에 의해서였고, 자기 자신도 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귀신의 힘을 빌기 위해서 고사를 지내는 것입니다. 이는 서로 반대되는 행동입니다. 이처럼 상식적 세계관은 체계적이지 못하고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게까지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상식적 세계관으로는 부족합니다. 자기가 지금 생활하고 있는 생활 범위에서 죽을 때까지 산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새로운 생활을 한다거나 미지의 세계로 나갈 때, 또는 ④일관된 생활을 하고자 할 때는 상식적 세계관으로는 충분치 못합니다. 그러므로 체계적 세계관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면 체계적 세계관이면 다 좋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장 실감 있게 이해될 수 있는 것은, 가끔 사회적 ⑤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몇몇 신흥 종교의 경우일 것입니다. 이들 신흥 종교의 경우 대부분은 ⑥교의라는 형태로 체계적인 골격을 가지고 있으며, 이 종교의 세계관은 이러한 교의에 의하여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종교는 초인간적이고 초자연적인 ⑦우상에 의존해 있는 것이며, 결국 인간의 이성을 초월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흥 종교의 세계관은 초인간적인 우상을 기초로 한 세계관입니다. 그러나 철학의 경우에는 인간의 이성이 그 유일한 수단입니다. 즉, 철학은 인간의 이성을 기초로 한 것입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올바른 철학은 체계적이고 이성적인 세계관입니다.

조성오 <철학 에세이>


되짚기 마당

◇ 용어 풀이

① 인식(認識, recognition): 1.[하다형 타동사] [되다형 자동사]사물을 깨달아 아는 일. 2.사물의 의의를 바르게 이해하고 판별하는 마음의 작용.

② 세계관(世界觀, Weltanschauung): 세계 및 거기에 사는 인간의 존재에 대하여 통일적·체계적으로 파악한 견해.

③ 체계(體系, a system): 1.낱낱이 다른 것을 계통을 세워 통일한 전체. 2.일정한 원리에 따라 조직한 지식의 통일된 전체.

④ 일관(一貫, consistency): (태도나 방법 등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함.

⑤ 물의(物議, public criticism): (이러쿵저러쿵 하는) 여러 사람의 논의나 세상의 평판. 물론(物論).

⑥ 교의(敎義, a doctrine): (그 종교에서 진리로 여기고 있는) 종교상의 가르침. 교법(敎法).

⑦ 우상(偶像, an idol): 1.나무·돌·쇠붙이 따위로 만든, 사람이나 신의 형상. 2.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잡신(雜神)의 상. 3.맹목적인 인기나 추종·존경의 대상.

이만기/언어영역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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