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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7 16:18 수정 : 2005.04.17 16:18

철학교육이 비판적 사고력과 지혜를 키우는 좋은 방법으로 알려지면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널리 퍼지고 있다. 경기 고양의 한 가정에서 어린이철학연구회 ‘지혜사랑’의 한기호씨가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철학 수업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지문]

플라톤은 최선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보다 먼저 이 세계에 있는 모든 대상들이 지닌 성질을 정확하게 인식해야만 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대상은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신도 마음대로 어쩌지 못하는, 그 자신만의 고유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이성은 그 대상을 인식하기 위하여, 우선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을 오려 내어 하나의 고정치로 확정지어야 한다. 대상의 바로 이런 고정화된 모습을 플라톤은 이데아(idea)라 부른다.

플라톤의 이데아는 초기 작품에서는 ‘개별적 사물의 공통된 모습’으로, 원숙기의 작품에서는 ‘진정한 존재, 영원불변한 어떤 실체’로 규정된다. ‘개별적 사물의 공통된 모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을 예로 들어 보자. 우리는 인간이 무엇인가를 규정하기 위하여 학생·농부·사업가·정치가 등과 같은 특정의 사람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러한 사람들 모두에 공통적인, 즉 일반적인 인간에 대해서 살펴보게 된다. 따라서 ‘개별적 사물의 공통된 모습’으로서의 이데아에 대한 규정은 보편자 개념을 통한 규정이고, 그러한 규정은 대상을 단순히 감각적 차원에서 한 번만 경험하고 흘려보내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이성적 차원에서 ㉡개념 체계의 좌표를 통해 파악하고 정리해 두려는 학문적 인식의 출발점이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미에서의 이데아, 즉 한 사물의 보편적 성질만 알면 그 사물에 대해 완전하게 인식하게 되는 것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개별적 사물에 대해 완전히 알기 위해서는 그 사물의 이데아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사물만이 고유하게 갖고 있는 개별적 특수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사실 플라톤의 초기 작품에 나오는 이데아에 대한 앎은 한 사물의 본질에 대한 학문적 차원에서의 앎은 제공해 줄 수 있어도, 그것의 고유성까지 꿰뚫는 완벽한 앎은 제공해 주지 못한다. 그래서 플라톤은 그의 원숙기에 속하는 작품에서부터 개별자와 연관을 맺고 있는 이데아에 대해 주로 고찰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새로운 차원의 이데아론은 이데아와 현상계에 대한 비유적 표현 때문에 철학사적으로 가장 심각한 오해를 받아 왔다.

사실 이데아는 영원불변한 실체이고, 현상계의 개체는 그것의 그림자라는 비유적 표현은 일반인들에게는 잘못 이해될 수 있는 소지를 충분히 안고 있다. 인식론적 관점에서 볼 때, 이데아를 안다는 것은 하나의 대상을 학문적 인식 체계 속에서 그 대상이 속해 있는 유개념을 파악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데아의 그림자인 개별자를 안다 함은 이데아라는 보편적 성질과 함께하고 있는 개별자 자체의 고유한 특성에 대한 앎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이데아론에는 보편자에 대한 개념적 파악과 개별적 특수성에 대한 내용적 파악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이중적 시선이 작용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사실을 깨달아야만, 우리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이 학문적 인식 체계에서 차지하는 진정한 의의를 알 수 있게 된다. <2005년 3월 3학년 학력평가>

[문제]

위 글로 보아 ㉠과 ㉡의 관계를 바르게 설명한 것은?

① ㉠은 ㉡의 구성 요소이다.

② ㉠은 ㉡의 전제이다.

③ ㉡은 ㉠의 수단이다.

④ ㉡은 ㉠의 원인이다.

⑤ ㉡은 ㉠을 일반화한 것이다.

[유형노트]

정보 간의 관계

정보란 글쓴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므로, 지문 속에 나타난 여러 정보들 사이의 관계를 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화제나 글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의 글 속에는 여러 정보가 담겨 있으므로 이런 정보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글 전체의 유기적인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 또 정보는 어휘나 어구 또는 문장의 형태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과, 정보 간의 관계는 글 전체의 문맥적 내용을 바탕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단어나 정보 간의 관계에서 자주 나오는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유의 관계=소리는 다르지만 의미가 비슷한 관계

반의 관계=한 쌍의 단어가 서로 반대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을 때의 관계. 여기서 다시 중간항의 허용 여부에 따라 반대 관계(중간항이 있음)와 모순 관계(중간항이 없음)로 나눌 수 있다.

상하 관계=둘 이상의 어휘 중 한 어휘의 이미가 다른 어휘의 의미를 포함하는 관계. 이 때 다른 어휘의 의미를 포함하는 것을 상의어, 다른 어휘의 의미에 포함되는 것을 하의어라 한다.

인과 관계=두 단어가 원인과 결과의 짝을 이루고 있는 관계

[풀이]

정답: ②. ㉠이 속한 문장과 ㉡이 속한 문장의 의미를 잘 파악하면 정답을 쉽게 고를 수 있다. ㉠이 속한 문장을 보면 ‘인간의 이성은 그 대상을 인식하기 위하여’ ㉠이 필요하다 하였고, ㉡이 속한 문장 전체를 보면 ‘이데아에 대한 규정’은 대상을 이성적 차원에서 ㉡과 같이 인식하는 출발점이 된다고 했다. 즉, ‘이데아에 대한 규정’은 ㉠이고 ‘학문적 인식’은 ㉡이므로 ㉠은 ㉡이 이루어지기 위한 출발점, 즉 ㉡처럼 인식하기 위한 전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만기/언어영역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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