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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7 17:34 수정 : 2005.04.17 17:34

② 고고 역사 박물관

따뜻한 양지 쪽에 목련과 개나리, 벚꽃이 한창이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환자들에게는 꽃가루 때문에 참으로 힘든 계절이 요즘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귀찮은 꽃가루가 유물의 연대를 측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대개 전국의 고고 역사 박물관들은 구석기, 신석기 시대의 돌들로 시작한다. 이런 돌 조각과 함께 묻힌 흙 속에 꽃가루가 있다면 연구자들은 이를 토대로 돌이 사용되었던 시대를 알아낸다. 꽃가루나 화석, 토층들의 분석자료로 한 시대의 식생분포나 당시 기후, 자연환경을 추정해 복원할 수 있다고 한다.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작디작은 정보들이 모여 역사가 된다. 그래서 가끔 굳게 믿었던 학설들도 유물 연구 결과에 따라 백팔십도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열린 ‘선사문화축제’에서 아이들이 당시 생활 모습을 재현한 퍼포먼스를 지켜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전국의 국립 박물관들은 대부분 고고 역사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들은 그 지역의 매장문화재를 전시한다. 주로 무덤이나 땅 속에 묻혀 있던 유물들이다. 백제 유적을 대표하는 공주 박물관은 무령왕릉 출토 유물을, 부여 박물관은 백제금동대향로를, 신라 유적지를 대표하는 경주박물관은 황남대총과 금관총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흔히 고고 역사 박물관은 다른 어떤 박물관보다 지루하기 짝이 없다고들 한다. 어떻게 하면 고고 역사 박물관을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 시대별 구분을 잘 알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은 주제별로 관람하는 것이 좋다. 돌로 만든 것만, 쇠로 만든 것만, 흙으로 만든 것만 각각 찾아 보게 하는 식이다.

장신구에 관심이 있다면 목걸이나 팔찌 같은 것만 보게 하면 재미를 느낀다. 돌로 만든 것만 찾다 보면 그 돌들이 무엇에 쓰였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오늘날 돌로 만든 물건은 무엇이 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면서 돌을 왜 깨뜨렸는지, 돌을 왜 매끄럽게 다듬어 썼는지도 알게 된다. 고고 역사 박물관에서는 미리 구분해 놓은 시대별 유물들을 그대로 따라 보기보다, 그 시대 사람이 되어서 무엇이 필요했을까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방법이 아이들에게 흥미를 갖게 한다.

유물들을 보다 보면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마르다. 이럴 땐 무조건 쉬어야 한다. 조금만 더 보자고 욕심 내면 아이들이 아예 박물관에 오기 싫어하게 된다. 초등학생은 보통 1시간쯤 보고 나서 쉬는 것이 좋다. 박물관은 공부하는 곳이기 이전에 쉬는 곳이다. 쉬면서 자연스레 공부가 되는 곳이다. 쉬는 것 따로 공부 따로가 아니라, 쉬엄 쉬엄 보는 것이 공부가 되는 곳이다. 오명숙/박물관 이야기 교육팀장 museumstor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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