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4.24 15:15 수정 : 2005.04.24 15:15

초등학생들도 피시방에서 인터넷 게임을 즐길 만큼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한 가운데, 케이티가 인터넷 종량제를 추진하려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때 뜨겁게 논란이 일었다. <한겨레> 자료사진


정보 격차 완화·정보화 진전 여부가 잣대

인터넷 종량제 시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예시1]

저는 인터넷 종량제에 반대합니다. 인터넷 종량제는 인터넷을 사용한 만큼 비용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매우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의도를 보면 통신 업체의 이익을 늘리기 위한 방안일 뿐, 실제로 네티즌들에게는 사용료 부담만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정보화 사회로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손실을 가져옵니다. 단지 통신 업체들만의 경제적 이익만을 가져오게 될 뿐입니다. 통신 업체들은 수익 악화와 불필요한 불법 복제의 방지, 그리고 온라인에서의 저작권 보호 등을 내세워 인터넷 종량제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인터넷 종량제는 요금 인상입니다. 먼저 통신 업체는 수익 악화를 얘기하지만 최근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제 통신 업체는 흑자로 돌아섰음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리고 불법 복제 방지는 종량제가 시행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정보화 사회에서 인터넷의 사용은 점점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필연적인 현상입니다. 그리고 정보통신 강국으로서 우리 나라의 경쟁력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터넷의 사용을 위축시키는 인터넷 종량제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입니다. 현재 정액제로 쓰고 있는 것도 요금 부담이 만만치 않아 사용자가 늘어나는 이 시점에서 인하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오히려 사용 시간에 비례해 요금을 부담시키겠다니 이는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비합리적인 처사입니다.

인터넷 종량제는 시장 경제 원리에 가장 충실한 요금제도 아닌가?

[예시2]


모든 경우에 시장 경제 원리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이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통신 업체는 현재 과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자유로운 경쟁이 불가능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경제 원리에 적합한 가격 원리를 찾는 것은 모순입니다. 과점 형태에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미 책정된 가격 역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당연히 공급자 중심으로 책정된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에 더해, 사용한 만큼 요금을 더 부과하게 한다면 이는 오히려 상거래 질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사적 기업의 이익이 대다수 시민들의 이익과 부합되지 않는다면 이미 시장 경제 질서는 깨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시장 경제 원리가 제대로 적용된다면 ‘윈윈(win-win)’ 상황이 되어야 합니다. 기업 간의 자유로운 경쟁과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 경제 원리는 논의되어야 합니다.

도움말

정보화 사회로 변화되면서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사회 문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문제는 기존의 관념이나 제도가 물질문화의 변동 속도를 따라오지 못해 발생하는 문화 지체 현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정보 유출로 인한 사생활 침해, 그리고 지적 재산권과 정보 통신의 자유권 간의 충돌, 그리고 익명성을 이용해 무책임하게 정보를 유포하는 데 따른 명예 훼손 등은 모두 문화 지체 현상의 사례로서 특히 생각해 볼 만한 정보화 사회의 문제점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통신 윤리법이 제정되고, 네티켓 운동이 벌어지는 등 제도와 윤리 면에서 새로운 법과 가치관 정립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제도적인 면에서 보면 최근 찬반 논란이 되고 있는 인터넷 실명제와 더불어 인터넷 종량제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인터넷 종량제의 쟁점은 ‘이 제도가 정보화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보 격차 현상을 심화시키는가, 완화시키는가?’ ‘정보화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가, 오히려 정보 사회로의 발전을 가로막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가치 판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 종량제를 실시하면 사회적·경제적으로 어떤 이익을 얻고 손실을 겪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인터넷 종량제 실시에 반대한다면, 사회적으로 보편화해 가고 있는 인터넷 사용을 위축시킴으로써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묶고 세계화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인터넷 때문에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고 있는데, 인터넷으로 거래되는 유통거래 등에 타격을 줌으로써 경제 생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견할 수도 있다. 정보 격차 해소의 문제도 인터넷 종량제 접근에서 매우 중요하다. 인터넷 종량제를 실시할 경우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소득 수준의 격차가 정보 격차를 악화시켜 계층 구조의 악순환을 가져오게 된다. 정보 사회에서는 정보가 곧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은 정보 접근력에서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종량제 실시에 찬성한다면, 기업의 경제적인 이익은 차치하고라도 사회적으로 인터넷 중독 등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으며, 쓸데없이 낭비되는 인터넷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나혜영/서울 예일여고 교사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