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촉각적으로 접근해 보자. 스카프의 질감은 매우 부드럽다. 부드러운 천을 만지면 따뜻한 느낌이 든다. 아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스카프를 좋아하는데, 특유의 부드러운 감촉 때문이다. 아이들은 스카프를 머리에 둘러쓰거나 뺨을 비비고 싶어 한다. 아이가 이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만끽할 때 섬세한 클래식 음악을 살며시 틀어 보자.
다음에는 스카프의 모양과 색깔을 살펴보는 시각적인 접근을 해 본다. 스카프의 꼭지점을 두 손에 쥐고 아이와 마주 보고 서서 스카프를 좌우로 움직여 본다. “또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 하고 아이에게 물어 보기도 한다. 아이가 움직이고 싶은 방향으로 움직임을 유도하고 아이의 상상력을 칭찬해 주자. 아이가 움직이는 모양을 그때그때 분석해 주면 더욱 좋다. “위에서 아래로 움직였구나”, “천천히 움직였구나”, “동그랗게 움직였구나”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말해 주면, 아이는 자신이 했던 움직임을 파악하고 더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움직였던 공간이 위인지 중간인지 아래인지, 또는 오른쪽에서 왼쪽인지 등을 자세히 파악해 이야기하고, 천천히 움직였는지 아니면 이전보다 빨리 움직였는지 봐 두었다가 이를 ‘박자’와 연결해 알려 주면 좋다. 음악은 하늘하늘한 스카프가 움직이는 것처럼 부드러운 6/8박 곡이나 2/2박 곡이 알맞다. 클래식 음악으로는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뱃노래’나 파헬벨의 ‘캐논’을 추천한다.
음악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은 상당히 섬세하고 감각적인 작업이다. 스카프에 섬세함을 실어 몸과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라면 이런 감각이 악기 연주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남자 아이들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근육이 발달하고 힘이 세지는데, 이를 적절히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주위 친구들을 함부로 밀거나 세게 때리고, 지나치게 큰 움직임으로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거나 배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방식으로 이를 발산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너무 세게 안아 준다면 사랑받는 사람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표현해 보자. 한들거리는 스카프의 부드러움이 아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고 넉넉하게 보듬어 줄 것이다. 문연경/숙명여대 사회교육대학원
유리드믹스학과 교수 eurh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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