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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1 16:29 수정 : 2005.05.01 16:29

미니홈피와 같은 사이버 공간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에 익숙해지면, 현실 속에서 진지하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맺는 데 자칫 소홀해질 수도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미디어로세상읽기

최근 몇 년 사이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니홈피’ 열풍이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불고 있다.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게임 다음으로 미니홈피를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미니홈피에 빠져 드는 이유는 배경 화면이나 음악 같은 아이템을 구입해 개성 있게 꾸밀 수 있고, 디지털카메라나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과 자신의 생각 등을 손쉽게 올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1인 미디어’라는 데 있다.

그러나 얼굴을 맞대지 않은 채 사이버 공간에서 대인 관계가 지속되기 때문에 문제점도 생긴다. 아이들과 함께 사이버 공간, 특히 미니홈피의 대인 관계와 현실 속 대인관계의 차이점을 이야기해 보자. 미니홈피는 전화나 채팅과 같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한 방향 커뮤니케이션이다. 불특정 다수 또는 자신이 지정한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보여 주고 싶은 것을 선택해 보여 주고, 다른 사람의 사생활도 그 사람의 상황과 상관없이 언제든지 둘러보고 글을 남길 수 있다.

사이버 공간의 인간관계는 자칫 피상적이고 무책임할 수 있다. 만남은 쉽게 이루어지지만 그만큼 관계가 소홀해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원치 않는 사람이라면 댓글을 달지 않거나 글을 삭제해 버리면 그만이다. 또 한 방향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되고, 깊이 있는 대화나 인격적인 관계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미니홈피를 유일한 의사소통 방식으로 삼아 가까운 친구들과 만날 때조차 전화를 하지 않고 사전에 미니홈피에 글을 남겨서 만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처럼 피상적인 대인 관계의 영향과 결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심한 경우 직접적인 대인 관계를 기피하면서 집에서 나오지 않고 장기간 홀로 기거하는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도 있다. 은둔형 외톨이들은 얼굴을 마주 보는 대인 관계는 거부하면서도 인터넷을 통한 대인 관계에는 몹시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의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말무시’라는 단어를 흔히 쓴다. 친한 친구라 해도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말은 아예 못 들은 척 무시해 버리는 행동이다. 이런 행동 또한 작지만 무책임한 대인 관계의 한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좀 더 친밀하고 인격적인 대인관계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해 보자. 진정한 친구를 만들기 위해 꾸준한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때다. 김수진/시흥 하중초등학교 교사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 운동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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