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읽기] N세대 사회와 ‘혼돈의 질서’

원문읽기 : 사이버 공간의 경험과 청소년 발달, 그리고 이들이 경험하는 인간 관계의 일차적 속성은 다양성과 변화이다. 기존의 인간 관계는 대상을 파악하고 이 대상들이 가진 속성을 관계 속에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에 비해 사이버 공간의 인간 관계는 사람들 간의 또는 사람과 대상들 간의 이미지와 이 이미지들이 만드는 관계망 속에서 새로운 ①총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사이버 공간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동일한 인간, 동일한 관계, 그리고 동일한 ②맥락 속에서의 고정적인 인간 관계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의 사이버 문화를 경험하는 청소년 세대들이 앞으로 현실 공간에서 새롭게 경험하거나 만들어 가게 될 인간 관계는 현재 이들이 경험하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결혼이나 조직 활동 등과 같은 관습적인 인간 관계는 현재 사이버 공간상의 인간 관계 변화에 상징적으로 반영된다. 이들에게 있어 ③사회화 경험은 현실에서의 놀이 활동이나 인간 관계에서 이루어지기보다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교류를 통해 ④내재화된다. 특히 사이버 공간 속에서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인간 관계는 일종의 놀이이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자기 표현과 인간 관계가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듯이, 아이들은 게임 속에서 자신의 다양한 역할을 시험한다.

삶에 대한 기계론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단일한 역할 속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는다. 그리고 사이버 공간에서 보이는 복합적인 모습은 환상 세계에서나 이루어지는 다양한 역할 표현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사이버 공간의 모습은 마치 게임의 플레이어가 다른 전술을 택할 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역할이나 캐릭터와 같다. 맥락에 따라, 역할에 따라 각기 다른 정체성을 지니면서 새로운 인간 관계를 형성하는 N세대 청소년의 ⑤가상의 인간 관계는, 한편으로는 현실 세계에서 ㉠분열적 사고와 인간 관계의 혼란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사이버, 미디어 세대들은 이런 다양함과 혼란 속에서 안정적이며 질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그것도 일종의 공동체적 속성을 통해 새로운 사회화 경험을 한다.

미래학자들은 정보화 사회가 단순히 ⑥불확정성 속에서 새로운 질서와 관계를 탐색하는 사회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경험하게 될 인간 관계도 비교적 불확정적이면서 나름대로의 어떤 질서를 파악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마인드는 경험의 다양함 속에서 드러나는 모습에 좌우되지 않고 안정적인 질서를 만드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는 점은 이미 증명된 것이다. 따라서 사이버 공간에서 경험하는 청소년의 인간 관계를 ⑦카오스적인 특성으로 정의하더라도, 이것은 분명 우리 미래 사회의 모습과 유사한 방향일 것이다. 이 모습은 다양성 속에서의 불규칙한 인간 관계로 나타날 것이며, 현재의 규범적이고 단선적이며 ⑧위계적인 모습과는 뚜렷하게 구별될 것이다.

교학사 발행 <독서> 교과서, ‘N세대 청소년의 심리와 사이버 공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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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풀이

① 총체적(總體的, the whole): 있는 것들을 모두 하나로 합치거나 묶은. 또는 그런 것.

② 맥락(脈絡, interconnections): 사물 따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 관계나 연관.

③ 사회화(社會化, socialization): ①인간의 상호 작용 과정. ②인간이 사회의 한 성원으로 생활하도록 기성세대에 동화함. 또는 그런 일.

④ 내재(內在, immanence): 어떤 사물이나 범위의 안에 들어 있음.

⑤ 가상(假想, imagination):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것을 사실이라고 가정하여 생각함.

⑥ 불확정성(不確定性, uncertainty): 확실히 정하지 아니한 성질. 또는 그런 상태.

⑦ 카오스(chaos): 그리스의 우주 개벽설에서, 우주가 발생하기 이전의 원시적인 상태, 혼돈이나 무질서 상태를 이름.

⑧ 위계적(位階的, grade of rank): 지위나 계층 따위의 등급이 매겨진. 또는 그런 것.

◇ 짬짬 강의

● 맞춤법 ㉠분열(O)-분렬(X)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습니다. 예) 량심→양심/룡궁→용궁/력사→역사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습니다. 예) 개량, 선량, 수력, 협력, 사례, 혼례, 급류

다만,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습니다. 예) 나렬→나열/치렬→치열/규률→규율/진렬→진열/백분률→백분율

이만기/언어영역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