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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계화 시위자들이 2004년 1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제4회 세계사회포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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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질문] 민족주의는 세계화 이념과 상충되는 것인가? 민족주의를 폐쇄적인 것으로 해석하고 개방적 세계시민과 대치되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은 편협하고 극단적인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민족은 무엇보다도 역사적인 산물입니다. 애초부터 프랑스 민족, 영국 민족, 중화 민족, 한민족이 존재했던 것은 아닙니다. 역사적인 흐름에 따라 씨족이나 부족의 이동, 융합 과정을 겪고 일정한 지역적 공간에 정착하면서 공동체를 형성한 것이 바로 민족입니다. 따라서 민족은 민족어, 민족의식, 민족문화, 영토, 생활양식의 복합체이며 절대적인 어떤 존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현재의 정체성이 영원불변한 고유의 정체성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회가 복잡해진다고 해서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이 비록 그 형태는 변화될지언정 해체될 수는 없듯이 민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이 다민족으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지만 그들의 민족주의적 성격을 우리는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민족주의의 특성상 배타성을 띠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민족주의 자체가 세계화와 상충된다고 보긴 어려우며, 아마 세계화에 걸맞는 형태로 민족주의도 변화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민족주의도 변화한다 “민족은 역사적 산물 세계화 맞춰 달라질것” [도움말] 국민국가와 세계화는 어떤 상관관계를 가질까? 이에 대한 세 가지 시각이 있다. 첫째, 세계화를 경제적 현상으로 인식하면서 세계화가 국민국가를 약화시킨다는 초세계화론자들(hyperglobalizers)의 관점이다. 둘째, 세계화는 신화이며 국민국가가 국제경제활동의 규제자이자 초국가적 조직의 정당화론자로서 핵심 구실을 한다고 주장하는 회의론자들(sceptics)의 관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민국가의 전통적 성격에 영향을 끼치는 근본적 변화를 인정하지만 국민국가의 적실성이 지속된다고 주장하는 변형론자들(transformationalists)의 관점이다. 위의 예시를 보면 국민국가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 국민국가는 민족주의적 성격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개념부터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민족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유럽연합은 분명 기존의 개념에 따르면 국민국가는 아니다. 미국 역시 국민국가라고 하기엔 색다른 민족주의를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 있으면 좋다. 세계화가 국민국가에 바탕한 민족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가? 프랑스의 국제정치학자 필립 모로 드파르쥐는 “세계화가 지역과 시간의 지구적인 통합이라고 할 때, 세계화는 인류역사상 초유의 국면을 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화가 인간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특수한 역사, 즉 개인사, 지역사, 민족사는 여전히 지속된다. 물론 세계화에 의해 형태가 다소 바뀌겠지만 결코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답하였다. 하지만 대니얼 벨은 “국민국가는 이제 큰 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너무 작고, 작은 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너무 크다”고 주장함으로써 오늘날 국민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상황을 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나혜영/서울 예일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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