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5.29 19:43 수정 : 2005.05.29 19:43

지난달에 나는 아주 특별한 제비뽑기를 했다. 그것은 어린이날 재량휴업일에 금강산 여행을 갈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었다. 작년에 학교에서 통일 글짓기 대회가 있었는데 그때 내가 최우수상을 받아서 금강산에 갈 수 있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과 제비뽑기를 해서 딱 한 명만 무료로 갈 수 있다고 하셨다. 제비뽑기를 잘 못하는 나는 조금 실망했지만 어쩔 수 없이 행운이 오길 빌었다.

드디어 제비뽑기를 시작했다. 네 명 중 한 명은 안 와서 세 명이 제비뽑기를 하였다. 나는 달리기 출발선에 섰을 때처럼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선생님께서 종이 세 개를 우리에게 던져 주셨다. 우리는 긴장해서 떨리는 마음으로 앞에 있는 종이를 조심스럽게 주웠다. 먼저 다른 친구가 펼쳤는데 ‘꽝’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내 종이를 폈는데…! 아쉽게도 나도 꽝이었다. 선생님께서는 그냥 잊어 버리라고 하셨지만 나는 속상하고 화가 나서 투덜거리며 교실로 들어왔다.

그런데 우리 반 교실에는 제비뽑기도 못한 친구들이 31명이나 앉아 있었다. 이 친구들도 모두 금강산 여행을 가고 싶어할 것라고 생각하니 아까 행동이 조금 창피했다. 왜냐하면 나 혼자 당첨돼서 다녀오는 금강산 여행은 별로 재미있을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반 친구들 모두 선생님과 함께 가야 신날 것이다. 그래서 작년에 기차폭발 사고를 당한 용천 초등학교 친구들과 축구시합도 해 보고 싶다.

어서 빨리 통일이 되어서 글짓기를 못써도, 제비뽑기를 안 해도 속리산처럼 쉽게 금강산을 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금강산은 우리나라 땅이고, 북한에는 우리 민족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박진만/서울 동구로초등학교 6학년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