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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강만으로 정규 학사학위 취득” -그럼에도 많은 난관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2001년 개교한 사이버 대학들이 올해 들어 대규모 정규 학사 학위 소지자를 처음 배출함으로써 사이버 대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개선됐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짧은 역사에도 많은 발전을 일궈 왔지만, 콘텐츠의 질과 다양성은 더욱 개선해야 한다는 게 분명합니다. 사이버 대학원의 설립 인가가 나지 않은 점이나 사이버 특성상 교수와 학생 사이의 교육이 ‘면대면(face to face)’이 아니기 때문에 이질감이 있는 점도 넘어야 할 산입니다. -사이버 대학에 정부는 얼마나 지원합니까? =사이버 대학을 지원하는 정부 보조금은 믿기지 않을 만큼 초라합니다. 17개 사이버 대학을 모두 합쳐도 연간 5억원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반면 오프라인 4년제 사립대들에는 연간 3천억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고, 국립인 한국방송통신대도 연 300억원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사이버 대학에 100억원만 지원하면 오프라인 대학에 주는1천억원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중추적인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이 사이버 대학임을 새롭게 인식하고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17개 모든 사이버 대학들에 대한 지원이 적어도 한국방송통신대 수준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콘텐츠 교류 등 사이버 대학들 사이의 교류를 활성화할 대책은 있습니까? =신입생 유치 경쟁이 치열해 일부 대학은 콘텐츠의 질 개선보다 홍보·마케팅에 과다한 비용을 지출하기도 합니다. 경기 침체와 일반인들의 인식 부족으로 최근 2년 사이 다수 대학의 등록률이 떨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대학 간 협력이 절실합니다. 특히 콘텐츠 교류는 각 대학이 강점을 갖는 분야 위주로 하되, 내가 속한 대구사이버대가 다소 불이익을 받더라도 솔선수범해 모든 사이버 대학들의 발전을 꾀할 계획입니다.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려면 원격대학협의회 구실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사실 사이버 대학 협의체인 한국원격대학협의회는 사이버 대학의 역사가 짧은 만큼 그 기능과 조직이 걸음마 단계입니다. 협의회가 임의단체에서 사단법인이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협의회를 활성화하는 한편, 17개 대학 총·학장들이 사이버 대학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적어도 분기에 한번씩은 만나는 것을 정례화할 계획입니다. -사이버 대학의 재학생들은 중·장년층이 대부분입니다. 갓 고교를 졸업한 사람 등 젊은층을 유치하는 것도 숙제로 보이는데요. =대학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현재 재학생 분포를 보면 70~80% 정도가 일하면서 공부하는 이른바 ‘샐리던트(saladent)’이고 나머지는 주부, 편입생 등입니다. 샐리던트가 많아지면서 전문직 종사자들도 늘어나고 있고 대졸자의 비율도 높아가는 추세입니다. 고교를 갓 나온 사람도 늘고 있지만 비율은 아주 적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명실상부한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면서 동시에 사이버 대학에서 2년, 외국 대학에서 2년을 공부하는 ‘2+2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이 남다르기는 하지만 아직도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사이버 대학의 구실이 더욱 클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인구가 2200만명인데, 이 가운데 1250만명이 학위 소지자가 아닙니다. 이들이 사이버 대학의 잠재적 학생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극히 일부인 연간 2만여명의 신입생만이 17개 원격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앞으로 사이버 대학이 발전할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대학간 콘텐츠 교류로 발전 꾀할것” -사이버 대학의 미래를 어떻게 보십니까? =대학에 오랫동안 계셨던 지인 한 분이 하셨던 말씀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자동차가 막 나온 100여년 전, 자동차와 마차가 경주를 했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자동차의 참패로 끝났습니다. 언뜻 보면 말도 안 되는 결과이지만 당시엔 자동차가 달릴 도로 상황도 안 좋았던데다 기술력도 떨어져 그야말로 달리는 흉기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사이버 대학의 중요성과 미래를 감안해 볼 때 정곡을 찌르는 보기가 아닌가 합니다. 사이버 대학은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 때문에 나중에는 오프라인 대학과 비교가 안될 만큼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경 시대에는 삽과 곡괭이가 하던 일을 산업사회에서 트랙터와 포크레인이 했듯이,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사이버 대학이 중추적 구실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상현 <한겨레대학길라잡이> 기자 eduplu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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