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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2 15:00 수정 : 2005.06.12 15:00

정은규군이 오클랜드의 윌로우 파크 초등학교에서 켈시 교사와 상담하고 있다.


정은창(10) 은규(6) 형제는 2003년 2월 부모 품을 떠나 뉴질랜드로 조기 유학을 왔다. 타우랑아라는 해변 도시의 이모 집에 숙소를 마련한 어린 형제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등록하고 현지 학생들 틈에 섞였다. 은규는 이국의 유치원 생활이 생소하고 부모가 그리워 곧잘 울음을 터뜨렸지만, 유치원의 파올라 원장과 데니 교사의 따뜻한 배려와 사랑으로 현지 생활에 잘 적응했고 마침내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됐다. 1년 뒤 형제는 이모와 함께 오클랜드로 옮겨 지금은 윌로 파크 초등학교에 다닌다. 현지 어린이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영어를 쓰는 사촌들 덕분에 영어 사용이 자연스럽게 됐다.

다른 영연방 나라들처럼 뉴질랜드도 비영어권의 학생들을 위해 영어 특별수업을 주당 3~4시간쯤 한다. 영어 능력에 따라 학급을 나누고 실력이 늘면 월반시켜 현지 학생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단식 방법을 택한다.

두 형제를 포함한 국제 학생들에게 카운슬링을 해 주는 포스터 교사는 “어린 나이에 유학 온 학생들일수록 현지 적응도 빠르고 언어 습득과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며 “특히 영어 발음을 효율적으로 익히려면 초등학교보다 유치원 시절부터 현지 영어를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대부분 교사들이 친절하고 자상해서 사소한 어려움도 어머니 못지않게 해결해 줘 어린 학생들에게는 매우 도움이 된다.

일반 가정에 ‘홈스테이’를 정한 조기 유학생들은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이기지 못해 정서적으로 불안해지는 등 크고 작은 문제를 더러 겪는다.

포스터 교사는 “홈스테이 가정은 각별히 관심을 갖고 아이들의 정서 생활을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마나 아빠가 아이와 함께 오기도 한다. 큰 문제 없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지만, 고국에 남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거나 돈이 많이 드는 문제가 만만치 않다. 2년 동안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다 올해 말 귀국할 예정이라는 이아무개씨는 “한국에 있는 남편이 유학 경비를 마련하고 혼자 지내느라 크게 고생했다”고 미안해하면서도 “아이들이 영어에 익숙해져 대견하다”며 기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조기 유학을 하면 영어 습득 속도가 매우 빠르고 교정이 필요 없을 만큼 발음이 좋아지는 이점도 많지만 정서가 불안해지는 등의 위험도 따른다. 그래서 유학생을 맡아 주는 현지 사람들이 각별하고 자상한 관심과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어야 한다는 점이 필수적이다.

오클랜드/글·사진 이영범 통신원 dlflr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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