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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엔 아이 관심을 꽂아주세요 |
어린이 책 상담실 - 여덟 살 여자 아이인데 과학 쪽엔 관심을 갖지 않아요. 서점에 가면 엄마가 읽기를 바라는 과학 책은 마음을 두지 않고 창작동화만 집어듭니다. 이럴 때 그냥 그쪽의 책만 구비해 주어도 되는지요? 다양한 책으로 아이 책장을 채워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가 창작동화를 좋아하고 엄마는 과학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 서로 어긋나고 있군요. 아이는 이제 초등학교 2학년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자라는 것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면 이렇습니다. 예외는 있겠지만 이 또래 아이들 관심은 자기 둘레에서 일어나는 일에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가족 이야기,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 친구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동물을 의인화한 창작동화, 선악간의 대결 구조가 뚜렷한 옛이야기가 아이들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 속에서 바로 자기를 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지금 거기까지 와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서서히 자라고 있는 중이고 자기 나이만큼 세상과 사물을 보게 됩니다. 스스로의 자신의 지적 수준이 수용할 수 있는 만큼 세상을 받아들이는 거지요. 그러니까 지금은 그림책, 창작동화, 옛이야기 책을 풍부하게 읽도록 해 주세요.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이전에 읽었던 책들이 시시하게 여겨집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과학이나 인물전과 같은 지식 정보 책에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아이가 책을 읽어내는 힘을 기르면서 자기 둘레 세상에 대해 탐색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아이에게 책을 읽히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엄마 마음대로 책을 주다 보면 마음에 짐이 되어 책 읽기 자체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자라는 속도에 맞추어서 책을 권해 주었으면 합니다.
아이 책장을 채우는 부분도 아이가 스스로 하게 해 주세요. 엄마가 한꺼번에 책을 몽땅 사 주면 편리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아이가 스스로 자기 책장을 채우면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것을 놓치게 됩니다. 스스로 책을 고르면서 새로운 책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고르는 능력 따위가 그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조차도 아이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됩니다.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weuly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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