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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19 14:08 수정 : 2005.06.19 14:08

논에 물꼬를 트거나 막을 때 사람 손을 대신하던 살포(왼쪽), 잡초를 뽑거나 흙을 북돋울 때 쓰는 호미(위), 벼를 찧어 현미를 만드는 기구인 토매(아래).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

10. 농기구

국립민속박물관과 서울 서대문 농업박물관(7월 재개관 예정), 전국 향토박물관들에는 농업 유물들이 많이 전시돼 있다. 호미며 괭이·낫·맷돌 등 비교적 낯익은 유물들은 물론, 남태 따위 생소한 농기구들도 볼 수 있다. 이런 농업 유물들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이름도 어렵고 더구나 오늘날에는 쓰지 않는 것들이라 낯설기만 한데,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 주려니 더욱 부담스럽다.

일단 알고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안에 나오는 농기구들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팥죽할머니와 호랑이〉라는 옛날이야기는 요즘 아이들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팥죽할머니가 밭을 매려고 쓴 것은 무엇이고, 나중에 호랑이가 할머니를 잡아먹으러 왔을 때 등장한 농기구들은 또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이름만 들어서는 알 수 없을 테니 되도록 그림책을 보면서 그림 속에 나오는 농기구들의 이름과 쓰임새를 함께 익히면 좋겠다. 맷돌은 무엇을 할 때 쓰는 것인지, 멍석은 어떤 용도로 쓰는 것인지, 지게는 어떻게 쓰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예습’ 과정을 거쳐 박물관에 가면, 더욱 실감나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곡식의 재배·수확·탈곡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했던 농기구들은 기계화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학교에서도 봄에 씨앗을 심을 때도 호미를 쓰지 않고 꽃삽을 쓰니 옛 농기구들을 익힐 기회가 자꾸 줄어든다. 잊혀져 가는 이런 농기구들을 되살려내는 것은 우리 옛이야기뿐 아니라 속담에서 자주 쓰이는 어휘들을 되살려내는 일도 된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속담에서 낫을 모르면 그 뜻을 알기 어려운 것처럼,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는 말도 호미나 가래가 무엇인지 알아야 제대로 뜻이 통할 것이다.

박물관에서는 날마다 밥상에 오르는 쌀이 만들어지기까지 도정 공정이 어떻게 발달돼 왔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다. 반달돌칼부터 갈돌과 갈판, 매통이나 맷돌을 거쳐 물레방아와 디딜방아로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조상들의 지혜를 새삼 깨달을 수 있다.

농기구를 만드는 우리 조상들의 쇠 다루는 기술은 요즘과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낫의 날이 현대 기술 못지않은 최첨단 조직 강도를 보이는 것은 불에 달군 쇠를 치는 적절한 온도를 눈으로 가늠해 8번 넘게 단조 공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때 날 부분에 고른 열처리를 하기 위해 물방울을 구슬 굴리듯이 굴리면 날 부분이 가장 강하고 가운데 부분이 그 다음, 등 부분은 가장 약하게 열처리 된다고 한다. 이렇게 만든 낫으로 나무를 치면 날 부분에 가해지는 충격이 낫 뒷부분에 흡수되기 때문에 부러지지 않고 오래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농기구인 낫에서도 ‘부분 열처리’를 해내는 조상의 슬기를 찾아볼 수 있다.


오명숙/박물관이야기 교육팀장

책 찾아보기

전라남도농업박물관 ja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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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할머니와 호랑이〉(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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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nfm.go.kr

농업박물관 museum.nonghyup.com

전라남도농업박물관 ja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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