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6.19 14:27 수정 : 2005.06.19 14:27

이른 새벽부터 방문 앞이 시끌시끌하다. 우리 집 처마 밑에 집 짓고 새끼 친 제비들 소리다. 이제 다 자라 날개 퍼덕이며 연습하는 새끼들과 아직도 먹이 물어다 주는 어미 아비, 모두 여섯 마리가 북적대는 바람에 새벽부터 정신이 없다. 오늘 아침,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어 마루에 나와 보니 집은 텅 비어 있고 새끼 두 마리만 형광등 위에 앉아 있다. 나머지 제비 새끼들은 영 떠나갔는지 아니면 마실 나갔는지. 두 마리는 인사라도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건지.

우리 아이들은 아침에 어떤 소리에 잠이 깰까?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듣는 소리가 무엇일까? 오늘 글쓰기 시간에는 이런 것에 대해 글을 써 보게 했다.

우리 아빠

우리 아빠는

코고는 소리가

아주 시끄럽다.

컥~컥 소리를 낸다.


아빠, 시끄럽다. 코 좀 골지마.

조금 있으면 또 코를 곤다.

시끄러버 죽겄다.

(문예진/밀양 상동초등학교 2학년)

참새 소리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참새 소리를 듣는다.

참새가 날아가면

파닥파닥 소리가 난다.

나는 그 소리가 좋다.

감나무 위에 앉아 있다가

내가 방에서 나와서 보면

하늘로 날아간다.

(정은영/밀양 상동초등학교 2학년)

텔레비전 소리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텔레비전 소리를 듣는다.

아빠가 뉴스를 보고 있다.

너무 시끄러워서 아빠보고

소리 좀 나차라 하고

나는 다시 잔다.

(손상운/밀양 상동초등학교 2학년)

아버지 코 고는 소리에 잠이 깨는 아이도 있고, 텔레비전이나 청소기 소리에 잠을 깨는 아이도 있다. 은영이는 나처럼 새 소리에 잠을 깨네. 그런데 새 소리를 들은 은영이는 그 소리가 참 좋다 했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시끄럽다고 했다. 내 마음 같았으면 아침에는 되도록 텔레비전을 틀지 말고, 또 청소는 저녁에 해서 아침에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기분좋게 잠을 깼으면 좋겠다. 그게 시골 사는 맛 아니겠는가.

이승희/밀양 상동초등학교 교사 sonun5@hanmail.net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