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26 16:58
수정 : 2005.06.26 16:58
스타 워즈 에피소드3-시스의 복수
2005년, 감독 조지 루카스, 출연 이완 맥그리거
30년 동안 수많은 이야깃거리와 기록을 남기며 현대 대중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스타 워즈>의 6부작 시리즈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앞서 개봉한 두 편의 프리퀄(prequel·앞선 내용을 다룬 속편)에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평론가들조차 일제히 찬사를 보낼 만큼 이번 작품은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 영화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특수효과는 어린 관객들뿐 아니라 30년 전 부모의 손을 잡고 왔던 어른들도 모두 환상적인 ‘스페이스 판타지’의 세계로 인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스타 워즈>라는 영화를 이야기하면 검은 망토와 가면의 다스 베이더, 제다이 기사의 ‘포스’와 광선검과 같은 것들이 떠오를 것이다. 마치 서부 활극을 우주로 옮겨 놓은 듯한 화려한 우주 전투 장면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관객에게 환상적인 우주 활극의 세계로 안내하기 위해 많은 과학적인 오류를 양산하고 말았다.
우주 공간에서 전투하는 장면에서 우주선에서 발사한 광선이 보인다거나 우주선이 움직일 때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분명한 오류이다. 광선의 진행 경로는 빛의 진행 경로에서 빛을 산란시키는 물질이 없다면 볼 수 없다. 우주 공간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당연히 빛의 경로는 보이지 않아야 한다. 소리도 매질이 있어야 전달되기 때문에 우주 공간에서는 전달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오류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주선에서 쏜 광선의 경로가 보이지 않거나 우주선이 움직일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영화의 재미가 반감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다이의 광선검도 영화의 구성상 필요 때문에 도입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영화 재미위한 특수효과일뿐 명백한 과학적 오류
즉 중세 기사의 이미지를 우주적인 버전으로 바꾸다 보니 루카스 감독은 레이저 광선까지 막아낼 수 있는 강력한 검인 광선검을 생각해냈던 것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선 10년 안에 광선검 제작이 가능한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는데, 영화 속의 모습과 능력을 지닌 광선검은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영화 속의 모습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면 다른 형태의 에너지를 사용해 광선검을 만드는 것이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렇게 과학적 상상력의 산물인 광선검과는 달리 ‘포스’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포스는 일본 사무라이 영화에 영향을 받은 루카스 감독이 동양의 ‘기’를 우주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포스는 주술에서 이야기하는 마나(Mana)와도 비슷하며 염력(PK·psychokinesis)이나 초감각적 지각(ESP)력을 떠올리게도 한다. 우주 어디나 존재하는 포스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했던 물활론적인 사고방식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물활론적 사고는 물리학에서 힘의 작용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하는 장(field)의 개념과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지니지 못한다. 물리학이 지금까지 밝혀낸 힘의 종류는 전자기력, 중력, 약한 핵력과 강한 핵력의 네 가지이다. 반중력과 같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5번째 힘이 존재할 수도 있다. 또는 진공 속에서 얻어지는 영점에너지가 포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힘이나 에너지를 끌어 쓸 수 있다고 해도 그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영화에서와 같이 강력함을 발휘할 수는 없다. 물론 공식적으로 관측되지 않았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원석/김천중앙고 교사
nettrek@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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