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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린 리. 디베이트 교육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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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교육] 대한민국 교육을 바꾼다, 디베이트 /
입안·입론→교차조사·질의→반박→요약·결론
4단계 가운데 2·3번째가 핵심 디베이트 구성
6. 디베이트, 그렇게 좋다면 왜 지금까지 답보상태인가
7. 디베이트 활동의 기본 약속-디베이트 포맷 이야기
8. 1:1 대결이 특징인 링컨-더글러스 디베이트 포맷
앞서 디베이트는 토론 중에서도 ‘형식이 강조되는’ 토론이라고 했다. 따라서 디베이트에서는 어떤 형식(디베이트 포맷)을 채택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구체적으로는 발언 순서와 발언 시간, 그리고 팀 구성에 대한 규정이다.
권투를 예로 들어보자. 만약 권투에 정해진 형식이 없다면 저잣거리의 싸움판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권투는 3분간 싸우고 1분 쉬었다가 또 3분 싸운다는 룰이 있다. 이 규칙대로 싸워야지, 힘이 남아돈다고 쉬는 시간에 상대방을 공격했다가는 큰일 난다. 주먹으로만 공격해야 하는데 팔꿈치나 무릎을 쓰면 반칙이다. 기록 경기인 야구는 더하다. 9회전을 뛰기로 사전에 약속이 되어 있고, 스리 아웃이 되면 공수가 갈린다. 타자가 스리 스트라이크를 먹으면 아웃이고, 반대로 볼이 4개면 걸어나간다. 이렇게 사전에 규칙을 정해놓고 하니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
형식이 남달리 중시되는 디베이트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발언 시간, 발언 순서, 팀 구성에 분명한 규칙을 정해놓고 토론을 해야 공정한 토론이 가능하고 참가 학생들의 기량을 정확히 비교할 수 있다. 이 규칙과 관련된 것이 디베이트 포맷이다.
그런데 같은 육상이라도 100m 달리기, 5000m 달리기, 마라톤 달리기, 계주 등 여러가지 경쟁 방법이 있듯이, 디베이트에도 여러 형식이 있다. 이 중 널리 쓰이는 것이 크게 5가지다.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 의회식 디베이트, 미국의회식 디베이트, 폴리시 디베이트,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가 그것이다. 육상의 여러 경주도 다 사람이 만든 것이다. 앞으로 필요에 따라 변할 가능성이 있다. 디베이트 포맷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앞으로 바뀔 수 있다. 가짓수가 늘어갈 수도 있고, 기존의 것이 조금 형식을 달리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디베이트 형식은 같은 것이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바뀌어가며 발전해나간다. 또 실제 디베이트 현장에서는 같은 디베이트 형식이라도 조금씩 다르게 운영하기도 한다. 따라서 디베이트 대회에 나가려면 미리 정확한 규정을 알고 가야 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5가지 기본 디베이트 형식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디베이트 형식이 외국에서 발전한 것이니만큼 한국에서는 한국적인 것을 만들어 쓸 필요가 있다’고 문제제기하는 사람을 봤다. 하지만 우선은 기존의 디베이트 형식을 배우는 것이 좋겠다. 이는 마치 논문을 쓰는 사람이 우선은 기존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반영해야 하는 것과도 같다. 그러니 영어로 표현되었다고 힘들어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우선은 기존의 디베이트 형식을 정확히 따라 배우자. 그다음에 경험이 쌓인 뒤 디베이트 관계자들끼리 모여 한국식 디베이트 포맷을 만든다거나 해보자. 여담이다. 나는 디베이트를 한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다. 반색을 하며 그 내용을 자세히 물어본다. 그런데 내가 분당에서 개설했던 디베이트 샘플 클래스에서 어떤 초등학생이 “디베이트를 해봤다”고 말했다. 반가운 마음에 “무슨 디베이트 포맷으로 했니?”라고 물었다. 그런데 그 학생은 오히려 “디베이트 포맷이 뭐예요?”라고 되물었다. 자세히 이모저모를 물어봤다. 결론은, 그 학생에게 디베이트를 지도한 분은 디베이트를 지도한 것이 아니었다. 학생들에게 주제를 던져주고 그저 찬반으로 나눠 토론하도록 한, 그러니까 일종의 자유토론이었다. 문제는 이런 문제가 여러 교육현장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디베이트 도입 초기라서 나타나는 문제일 것이다. 기왕 디베이트를 하는 것이라면, 초반기에는 기존에 디베이트를 해왔던 사람들의 경험을 존중해서 따라하자. 이어 충분히 경험이 쌓였을 때 변형을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간다. 디베이트 포맷은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다. 게다가 친숙한 영어도 아니다. 그래서 이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사전에 그 공통적인 핵심 순서를 알아두면 도움이 되겠다. 대부분의 디베이트 포맷은 다음과 같은 핵심 순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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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가 되려면 게임의 룰을 철저히 알아야 하는 것처럼 디베이트를 잘하려면 디베이트 포맷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사진은 투게더 디베이트클럽이 진행하는 디베이트 모습이다. 케빈 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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