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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3 15:28 수정 : 2005.07.03 15:28

사하라 \


오염된 물, 목숨도 앗아가

<사하라>는 광활한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이 일품이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사라진 황금 동전을 찾는다는 줄거리는 <내셔널 트레저>나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를 생각나게 한다. 몸을 아끼지 않는 배우들의 강렬한 액션 연기를 보면 잠시나마 여름 무더위를 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탐험대원인 더크(매튜 맥커너헤이)는 남북전쟁 때 철갑선과 함께 사라진 ‘비밀의 동전’을 찾다가 세계보건기구 의사인 에바(페넬로페 크루즈)를 구해 주면서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다. 이 과정에서 더크 일행은 사람들이 죽어간 것이 전염병 때문이 아니라 실은 폐기물 보관소에서 새어나온 독극물로 오염된 물을 마신 사람들이 중독증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신생아 때 몸의 약 80%를 차지하는 물의 비율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줄어들어 노인이 되면 거의 50% 수준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사람은 하루에 2.5L 정도의 물을 마시며, 사막이나 고립된 환경에서 생존 기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도 바로 물이다.

물의 이런 중요성 때문에 건강에 좋은 물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건강을 지켜 주는 물로 육각수, 심층수, 이온수 등이 널리 알려졌고, 홍보 자료에는 이들의 효능에 대한 이야기가 넘친다. 그렇다면 좋은 물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100% 순수한 물은 좋은 물이 아니다.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 좋은 물은 물 속에 적당한 양의 미네랄과 산소가 녹아 있고, 약 알카리성 물이 몸에도 좋고 맛도 좋다.

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 속에 유해물질은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석유나 중금속, 질산 등 유독물질로 물이 오염돼 사람들이 아프거나 죽는 일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온다. 식수 오염은 산업이 발달한 최근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대 로마도 식수와 포도주가 납으로 심하게 오염돼 있었다. 그래서 로마가 멸망한 이유가 납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1950년대 일본의 미나마타현에서 발생한 미나마타병은 중금속인 수은이 함유된 폐수 때문에 발생했다. 50년대 체코에서 발생한 ‘블루 베이비(Blue Baby) 증후군’은 질산염이 함유된 물을 먹고 아기들의 피부가 푸르게 된 사건이다. 질산염이 몸 안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아질산염으로 바뀌고 이것이 헤모글로빈을 산화시켜 산소 운반을 방해하면서 나타난 증세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91년 구미공단에서 페놀이 유출돼 정수장에서 소독약으로 쓰이는 염소와 반응했고, 두 물질이 클로로페놀을 형성해 식수에서 심한 악취가 났던 일이 있었다. 이 일로 대구 시민들이 큰 피해를 겪었으며 수돗물에 대한 믿음이 크게 떨어지는 계기가 됐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을 비롯한 몇몇 인물들이 오염된 물로부터 세계를 구하려고 힘쓰지만, 사실 깨끗한 물을 만드는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폐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생활하수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원석/김천중앙고 교사 nettrek@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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