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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3 16:41 수정 : 2005.07.03 16:41

일곱 살 된 딸아이가 또래에 비해 조숙해 성적인 문제에도 예민하고 여자 친구보다 남자 친구를 더 좋아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초등학교 1학년 사촌 언니가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나출판사)라는 책을 자랑하면서 거기에 나오는 신들이 키스하는 장면을 보여 주며 저희들끼리 킥킥거리더라고요. 그러더니 며칠 동안 그 책을 사 달라고 엄청 조릅니다. 사촌 언니와 전화하면서 키스하는 장면이 있는 책이 어느 책 몇 쪽에 있느냐고 꼼꼼히 묻더니 그 책은 꼭 사 달라는군요. 제 아이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창작 동화 등은 많이 사 주긴 했는데 이런 이유로 책을 사 달라고 조를 때는 사 주어야 하는지요?


‘그리스·로마 신화’는 아이들이 읽을 수도 있겠지만 권할 마음은 없습니다. 아이들이 그 어려운 그리스·로마 신화를 쉽게 이해하고 어려운 신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을 많은 부모님들이 대견하게 여기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는데요. 아이들이 자기 수준보다 높은 책을 읽는 것을 무조건 좋아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제 나이만큼 살아 온 시간의 경험으로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즉 아이가 살아 온 시간만큼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껴 온 것들이 작용해 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책 한 권을 제대로 이해하고 즐긴다는 것은 내용을 이해하고 스토리를 이해하며 등장 인물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아이들은 책을 즐길 수 있고 책이 담고 있는 진정한 가치도 발휘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거지요.

그리스·로마 신화의 원전은 유럽 문화의 총체라 할 만한 책으로 어른들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일곱 살 아이가 이런 책을 제대로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키스하는 장면처럼 특정한 장면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좋아하는 거지요. 이처럼 감각적인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에 마음을 빼앗기는 책 읽기를 계속하면 흥미 위주의 독서에 길들여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생각이 필요한 책은 재미없다고 여기게 됩니다. 어린이용으로 출판된 많은 그리스·로마 신화 책들은 이처럼 흥미로운 부분을 부각시켜서 만든 책들이 많습니다. 책에 따라서는 아이들이 간식처럼 그때그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오락용 책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책까지 제가 굳이 권할 마음은 없습니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에 우리나라가 생겨난 이야기를 다룬 <단군신화>(이형구 글/보림)나 우리 옛이야기를 주제별로 묶은 <옛이야기 보따리 1~10>(서정오 지음/보리)를 권하고 싶습니다. 조월례/어린이도서연구회 이사 weuly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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