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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11 11:10 수정 : 2011.07.11 11:10

한 대학의 수시모집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논술시험을 치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정시 추가 합격 발표 때도 대학 이동시 큰 혼란 일어
미등록 인원 충원 기준 명확히 해서 수험생에 알려야

유성룡의 입시전망대 /

2012학년도 수시모집의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정시모집에서만 실시했던 미등록 인원 충원을 수시모집에서도 실시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1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전형 유형을 간소화하고 논술고사 반영 비율을 축소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미 확정한 전형 유형과 논술고사 반영 비율을 줄인 것도 변화로 꼽을 수 있다.

이밖에 학생부와 논·구술 등 대학별고사의 반영 비율을 변경한 대학이 많다는 것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실시했던 외국어 및 수상 실적과 관련 있는 전형들을 특기자 전형으로 변경했다는 것, 또 수시모집 선발시기를 2회 이상으로 확대한 대학이 늘어났다는 것도 변화로 들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수험생들이 2012학년도 수시모집 지원전략을 세울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 가운데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 있다. 바로 수시모집에서 미등록 인원을 충원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 충원 계획을 발표할 당시 수시모집 지원 대학을 5곳으로 제한한다고 했으나,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반대가 있어 종전과 마찬가지로 전형일만 겹치지 않는다면 지원 가능한 것으로 됐다.

이에 더해 고려대, 연세대 등 여러 대학이 선발 시기가 같더라도 전형 유형이 다르면 중복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는 무제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이는 정시모집에서 ‘가·나·다’군에 각각 1개의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수시모집 지원 대학이 거의 무제한이라는 게 수험생에게 더 많은 지원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등록 인원 충원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묻지마 식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정시모집의 경우 ‘가·나·다’군에서 한 곳씩 3곳의 대학에만 지원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지원할 때 심사숙고한다. 합격자 등록이 끝나고 나면 추가 합격에 따른 대학 간 이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불합격했던 대학에서 추가 합격 소식이 오면, 이미 등록한 대학에 등록을 취소하면서 대학은 물론 수험생과 학부모도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단 3곳의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는 정시모집에서도 일대 혼란이 일어나는데, 원하는 대학이면 어디든 지원이 가능한 수시모집의 경우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6월2일 실시된 수능 모의평가에서 영역별 1등급 인원이 언어 3만9977명, 수리 4만504명(‘가’형 1만4949명, ‘나’형 2만5555명), 외국어 2만9700명이 나왔다. 고려대, 연세대 등 수능시험 2개 영역 이상 1등급을 최저학력기준으로 하는 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 우선선발에 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이 급증했다는 점도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예년의 경우 수험생 1명이 평균 5개 대학에 지원하나, 서울권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경우 평균 8개 대학 이상에 지원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럴 경우 수시모집에서 미등록 인원 충원에 따른 대학 이동은 가히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이다.

12월14일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미등록 충원 기간(12월15일부터 20일까지) 동안 대한민국 대학가는 수시 추가 합격이라는 쓰나미에 휩쓸리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 합격자의 등록 취소와 추가 합격자 발표 업무 등이 정시모집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추가모집 인원의 선발 범위를 대학에 따라 달리할 경우 그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대학이 정시모집처럼 모집인원 전체를 충원 기간 내에 선발하고, 그래도 미등록 인원이 발생하면 정시모집으로 이월한다는 기준을 갖고 진행해도 문제가 큰데 그렇지 않을 경우 그 기준을 알고자 하는 수험생들의 민원성 불만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수시모집 합격자 선발에 대한 명료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보면 수시모집 합격자는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데, 이럴 경우 수시 추가 합격자도 이 범주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명료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종전처럼 수시모집 합격자가 아니라 등록자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든다.

더불어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 충원에 대한 기준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알아서 정하게 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선발의 구체적인 지침을 정하고 이를 일선 고등학교와 수험생들에게 알렸으면 한다.

한편, 수험생들은 이렇게 변화가 있을 때일수록 자신의 적성과 진로, 학력 수준 등을 곱씹어 생각하고, 그에 맞는 학과와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겠다는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꼭 자신의 목표를 점검하고 그에 합당한 수시지원 전략을 세워 실천하길 거듭 당부한다.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 티치미 대학진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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