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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0 14:09 수정 : 2005.07.10 14:09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


<오션스 트웰브>의 브래드 피트와 <툼레이더>의 앤절리나 졸리가 펼치는 세상에서 가장 과격한 부부 이야기. 존 스미스(브래드 피트)와 제인 스미스(앤절리나 졸리)는 남들에게는 건축업자와 엔지니어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부부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조직에 소속된 특급 킬러로 심지어 직업상 서로를 죽여야 하는 처지가 된다. 결국 집에서 칼과 총알이 날아다니는 격렬한 부부싸움을 벌여 집은 완전 쑥대밭이 되어 버린다. 전성기 때 홍콩 느와르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총격이 난무하는 가운데 결국 부부의 사랑을 확인하기는 하지만, 두 사람이 매우 폭력적이라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인간만이 전쟁을 좋아하고 폭력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속 총질, 사람의 폭력
자연도 때론 폭력적이다

‘생존 이외의 목적으로 동족을 죽이는 것은 인간밖에 없다’거나 ‘가족을 죽이는 금수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 속에는 동물도 함부로 살생을 하지 않는데, 인간만이 돈이나 권력 때문에 동족을 죽이는 나쁜 짓을 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폭력은 인간 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마귀는 교미 도중 수컷의 머리를 날려 버리기도 하며, 점박이 하이에나는 태어나자마자 형제끼리 목숨을 걸고 싸운다. 귀엽게만 보이는 개울가의 올챙이도 동족끼리 잡아먹는다. 심지어 뱀장어는 태어나기 전에 무려 1만7천 마리의 형제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이처럼 가족뿐 아니라 동족끼리 죽이고 죽는 일은 자연에서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여기에 제인 구달의 침팬지 이야기는 더욱 충격을 준다. 침팬지들이 다른 무리의 침팬지 한 마리에게 달려들어 폭력을 휘두르고, 저항할 힘도 없는 녀석을 돌로 내려치는 등 인간의 광기 어린 집단 폭력 장면을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달리 생각하면 오히려 인간의 폭력성이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들의 행동 양식의 일부라 여겨질 만큼 자연은 폭력적이다.

과거 인류에게도 어두웠던 시절이 있었는데, 바로 유아 살해나 노인 살해의 관습이다. 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구석기 시대에 50% 가량의 유아가 부모에 의해 살해됐을 것이라고 한다. 동화 <헨델과 그레텔>에서 먹을 것이 부족해지자 그들의 부모는 숲 속에 아이들을 유기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동화 속에 아이들을 내다 버리거나 남에게 줘 버리는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고려장(실제로 있었는지를 두고 이견이 있기는 하다)과 같은 형태로 노인을 버리거나 혼자 남겨두어 죽게 하는 일에 대한 기록은 많은 민족들에게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 들어 범죄율이 증가하고 범죄의 경향이 잔인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많기는 하지만, 오늘날이 가장 인권이 존중받는 시대라는 점은 분명하다. 인간이 가장 폭력적인 것이 아니라, 폭력이 난무하는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인간은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아비규환의 상황을 잠시 벗어날 수 있었을 뿐이다.


최원석/김천중앙고 교사 netrek@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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